-
-
물고기 아이 ㅣ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실비아 베키니 지음, 수알초 그림, 이현경 옮김 / 우리학교 / 2020년 4월
평점 :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와 같이 말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보통의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웃고 떠드느라 시끌벅적하지만 그럼에도 간혹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아이들도 친구들이 말을 걸면 이야기를 하거나 발표를 시키면 발표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주인공은 교실 안에서 그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말을 아예 못하는 건지, 마음에 들지 않은 게 있는 건지 등으로 그 아이에 대해 추측을 하고 시간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는 아이를 향해 반 친구들은 놀리거나 시비를 걸기도 한다.
이 아이를 지켜보는 ‘나’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그 아이를 계속 지켜본다. 그 아이의 생각을 알기 위해, 온전히 알고 싶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어른들보다 나은 ‘나’였다. 어른들은 그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보다는 자기만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입을 열게 하려고 하거나 동정하거나, 멀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아이를 계속 관찰하는 ‘나’는 그 모습 그대로 인정을 하고 지켜보다가 중요한 순간 용기를 내 손을 내민다. 그러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이런 아이들을 교실에서 만날 수도 있는데 나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았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 이 아이를 지켜본 ‘나’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