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로 보았던 것 같아.
메르스 마지막 환자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자 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얼마정도 흐른후~ 또 접했었다.
그가 결국 죽었다는 이야기.
그렇게 한 사람의 삶이 설명되고 말뿐이었다.
클릭을 하면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더 나오겠지만,
결국 타인인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것은 헤드로 나온 한 줄의 글일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사람을 치료도 안하면서 죽기까지 기다리는 것인가?
단지 한 사람이라서 그런가?
한 사람쯤이야 뭐 아무것도 아닌가?
어차피 300명도 죽인 사람들이 고작 한 사람쯤이야~
그가 의사였고 자신들의 초기대응실수로 그리되었어도
그것쯤은 뭐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만 5년을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올해 그날이 되었을때 뭐랄까 벌써 5년이 지났구나! 했었고
진상을 밝히겠다고 광화문광장에서 단식까지 하시던 분이 대통령이 되셨어도
뭐 시원하게 밝혀지는 것은 딱히 없고.
그때부터 지금껏 긴밀히 유가족분들과 함께 하시며 특조위 위원으로도 활동하시는
변호사님의 포럼강좌에서 질문을 해보았어도 뭐랄까.. 해갈되는 느낌은 없었다.
노력을 안하시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어째서 밝혀지지가 않을까?
그렇다면 ㅂㄱㅎ도 할만큼 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 이르기까지.
물론 그건 과한 생각이고 수장된 아이들이 간지 얼마되지 않아
2015 당시 대한민국에는 사스도 피해갔던 김치의 나라가 무려 30여명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낳은
거대한 일종의 miasma와 같은 상황안에서 질식해갔었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없이 마스크를 썼었고
믿을 곳은 하나 없으며 그저 각자도생하여 알아서 나의 안위를 지키면 된다는 그런 인식이
날로 팽배해가는 시절이었다.
세월호로 인해 겪은 직접 연관되지 않은 국민들도 그들이 미쳐 예상치 못한
sns의 발달로 분단위로 업데이트되는 뉴스의 생중계로 그 해살같던 아이들이 그저 수장되고 마는 것을 모두 목격한 트라우마가 차마 가시기도 전에 단지 이 나라에 산다는 죄로 또 하나의 거대한 극기훈련에 임하게 되었다.
마치 알아서 살아남아라!는 명령처럼 어릴적에나 해보았던 야밤에 2인 1조로 산에 올라간다던지 하던;
무섭디 무서웠던 극기훈련처럼-_- 이 나라에 살아간다는 죄로 무려 전쟁의 협박까지 받아가면서
국민들은 그렇게 그 시절을 암흑처럼 보냈었다. 환풍기 참사라던가 오티에서 건물이 무너졌다던가 하는 일들이 너무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했었고.. 국가가 거대한 상복을 입은듯 그렇게 축제도 없이 뭔가 감내하는듯만 그저 존재하는듯하게만 그렇게 지나가던 시절이었다. 희망도 꿈도 없이 누구 하나의 꿈만 이루어진 채로.
당시 이런 나라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내 청춘을 이렇게만 보낼 수는 없었어서 뭔가를 알아보기도 했었고 암튼, 그때는 그런 시절이었다. 마치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이 지배하는 것처럼, 밤의 여왕이 결국 본인의 복수를 다 이루지 못하고 사랑하는 두 연인의 기적같은 용기로 인하여 무너지고 말았을 때, 어두운 밤의 시절이 걷히고 빛의 시대가 개막했듯이! 그렇게 어두움을 밝히는 천만촛불로 거울을 좋아하고 주사에 중독되어 있고 남의 의견에 모두를 위임하고 모든 권한을 가졌으되, 제대로된 판단을 할 수 없었던 분은 가고 모든 짐을 그렇게나 단시간에 짊어가며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으시면서도 세계의 위험인물을 둘이나 한꺼번에 상대하시면서 위기를 평화의 기회로 바꾸신 그분이 늦으신만큼 부지런히~~ 세상을 닦아놓으시기까지 우리는 감탄했고 응원했고 청원했고 지켜보았다.
사람들은 어느새 생존수영법이 필수템이 되었고, 메르스라는 전염병아닌 감염병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상식으로 알게 되었으며 그 와중에 사망진단서라던가 블랙리스트라던가 하는 더러움이 통치하는 세상의 질서에 대해서도 체험하게 되었다. 물론 그 가운데에서 아렌트가 언급한 사유불가능성의 공무원들 가운데에서도 사법농단에 저항한 불꽃같은 판사도 계시었으며 이대라는 대한민국 최고 사립여대의 학생들이 돈도 실력이라고 조롱하던 동급생의 불한당스러운 성적결과에 저항하는 걸그룹노래로 저항하던 그녀들만의 달팽이 민주주의라고도 불리던 상큼한 승리도 있었다. 물론 명바기때부터 그 신랄함과 시원함으로 이건 아닌데 차마 말로는 뭐라고 설명못하겠던 답답한 마음을 유감없이 해갈시켜주던 원조 팟캐스트 나꼼수라던가 나꼽살이라던가~ 이후의 파파이스라던가^^ 하던 이제는 정규방송으로 자리잡은 김어준님의 방송도 빼놓을 수 없겠다.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보았던 방송인 김제동씨가 이제는 당당히 무려 kbs의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없지 않겠고~
하지만 그 잔당들도 고스톱쳐서 거기까지 올라간 것이 아니고 생명력이 아주 대단들하시어서 모든 제자리로 돌리려는 행위들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그리 쉽사리 허용해주지 않으며 ㅎㅎ 하는 것마다 그저 쇼에만 능하고 보이는 것에만 그리도 신경을 쓰고 축소를 하고 온갖 수단을 다해서 일이 되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면피하기에만 급급했던 저들의 정신을 따라^^ 그들은 여기 이 책, 김탁환작가님의 살아야겠다의 질병관리본부의 행태에 절절이 묘사된 것마냥 그렇게 무비판적으로 그리고 너무도 닮은 저들의 리더의 행태대로 그렇게만 일관하였다. 마지막 환자인 그가 죽고나서야 날아든 김석주환자에 대한 특별위원회의 구성에 대한 답변공문처럼.
한번도 보지 않았어도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고 주변사람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늘 다른 사람들을 얼마나 배려했을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살아남았더라면 좋았을 무능하고도 무정하고도 무감했던 그저 '재수없는' 일은 지나가고 잊혀지고 묻혀지기만을 바랬던 사람들이 권한을 쥐었기에 사실상의 죽임을 당했다. 세월호의 아이들이 그러했듯이. 300명도 죽였는데 한 사람쯤이야~ 너무도 쉽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사람에 대한 이해가 지나치리만치 부족한 것은 개인의 아픔을 이겨내기 위한 행위에는 큰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나 큰 트라우마에 가까운 일을 겪은 사람이 아무리 많은 책을 읽었다 한들~ 스스로 이겨내는 사례는 없다. 모르겠다. 달라이 라마 정도라면 혹시. 내 눈을 바라봐라며 아직도 사람들을 홀리고 다니는 누구라면 거대한 정신승리와 오링테스트로 뭔가 스스로 건설하신 사차원의 세계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통의 성정을 가진 사람의 정상적인 치유과정은, 그것을 회피하지 말고 아프면 아프다 하고 스스로 직면할 수 없거든 믿을만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함께 그것을 통과해내고 그리하여 그가 가진 무언가에 눈독을 들이는 되도 않될 아첨꾼들을 곁에 두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인정하는 존경할만하고 배울 점이 있고 거짓을 고하지 않을 정도의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 할 줄 알았더라면.. 그들을 쳐내지 않고 전자를 취할 것이 아니라~ 만일 그랬더라면 한 괜찮고 훌륭했었고 멋지게 역사에 남을 수도 있었을 한 최초의 여성이 이렇게 수치스럽게 마치 거기 있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 처럼 기억되지는 않았을 텐데.. 아프고 심지어 아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이 그럴 수가 있을까? 어떻게 그걸 곁에서 제대로 이야기해줄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없을 수가 있을까?
김탁환 작가님의 또다른 저서 거짓말이다에는 세월호가 그렇게 구호장비를 착용한 채로 말을 잘 듣고 있던 아이들에게 선실로 내려가 탈출하라!는 한 마디만 했더라면 아이들은 모두 살았을 거라는 우리가 당시에 수없이도 되뇌었던 그 말을 어제 읽고 작가님께 사인까지 받은 이 책, 살아야겠다의 날개에서 다시 말하고 계신다. 어릴 적 감명깊게 보았던 영화, 파워 오브 원 power of one에서도 마지막신에서 그렇게 말했다. 우리에겐 그 한 사람의 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