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200쇄 기념 한정판)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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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난장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난장이가 아닐까?

진짜 난장이가 아닌 사람은 난장이의 존재조차도 자각하지 못하는 듯...

각 chapter 마다 다른 화자의 눈을 통해 현실을 냉철하게 비판하는 작가의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

한 때 금서로 지목되었을만큼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금서였다는 사실은 그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기도 하는데... 

시대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난장이는 존재하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한 명의 난장이로서 이 작품을 추천한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나타나는 비난장이의 자기변호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설득력으로 다가왔다.

끝으로 Joins 에 실린 작가에 대한 칼럼을 덧붙인다.

http://news.joins.com/article/3375472.html?ctg=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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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글누림 한국소설전집 2
김동인 지음 / 글누림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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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반듯한 가정에서 자란 복녀에게는 어렴풋이 사람으로서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개념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열다섯 나던 해에 어느 홀아비에게 80원에 팔려가면서 그녀의 인생은 점차 뒤틀어지기 시작한다. 처음에 송충이 잡이 감독에게 몹쓸짓을 당한 후 굳이 송충이를 잡지 않아도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복녀는 점차 이 '유쾌하게' 돈을 버는 방법에 맛이 들어서 감자서리를 하다가 들킨 감자밭 주인 왕서방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심지어 복녀의 남편도 복녀가 그렇게 벌어오는 돈을 좋아라 했다. 그러던 어느날 왕서방은 돈 백원으로 새색시를 얻게 되었는데 질투심에 사로잡힌 복녀는 왕서방네 집에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다 결국 죽임을 당하게 된다.

환경에 의해 지배되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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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 현진건 단편선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34
현진건 지음, 김동식 책임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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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거꾼인 김첨지에게 오늘은 정말 운수 대통한 날이다. 근 몇일동안의 공친 것을 만회라도 하는듯이 손님이 계속해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불쑥불쑥 병든아내의 얼굴이 불길하게 떠오르긴 했지만 오늘 번 돈으로 아내가 그토록 먹고싶어 했던 설렁탕을 사다 줄 수 있다는 기쁨에 힘든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손님들을 실어 날랐다. 저녁 마무리를 하며 오늘의 행운을 축하하기 위해 길가 선술집에 들러 한잔 한 후 설렁탕을 손에 들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하루종일 떨쳐버리려고 애썼던 그 불길했던 예감이 맞아 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의 젖빠는, 이미 숨이 끊긴 아내의 빈젖빠는 소리만이 들릴뿐...

일제 식민치하의 빈곤계층의 삶을 인력거꾼인 김첨지의 하루를 추적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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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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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열세 살 소년과 스물아홉의 사내의 어딘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동행을 통해서 우리에게 세상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 어머니는 집을 나가 버리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동생과 단둘이 남은 승우는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병든 동생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길을 떠납니다. ‘가시고기’ 로도 유명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말미암아 삭막해져만 가는 현실을 배경으로 우리의 가슴 깊은 곳에 남아있는 (혹은 남아있기를 희망하는) 따뜻함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열세 살 소년답지 않은 승우의 의젓함이 오히려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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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 개정판
홍세화 지음 / 창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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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당시(1970년대 후반)의 억압적이었던 정치적 상황 때문에 프랑스에 망명할 수밖에 없었던 한 엘리트의 에세이. 생계를 위해 실제로 택시운전을 하면서 겪은 프랑스 문화적 특성을 담백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그 당시 한국사회를 날카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남민전 사건으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가 과연 올곧게 객관적일 수는 있었을까 하는 생각은 합니다만…) 제가 대학교에 입학할 당시는 한국의 대학들이 스스로 정치적인 성향을 벗으려고 한창 몸살을 앓고 있을 때였습니다. 대학생들이 예전과 같은 대규모 폭력적인 시위보다는 간헐적이고 평화적인 소규모 집회의 모습으로 의견을 표출하다가 그마저도 많이 사라져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물론 한두 번인가 최루탄냄새를 심하게 맡아야 했던 적도 있었고, 저의 강의실이 있는 건물이 전소할 뻔한 적도 있었으며, 강압적인 시위 진압에 의해 죽어간 한 학우의 시신을 장례식도 치르지 않은 채 우리 학교 캠퍼스에 며칠씩 놔두고 계속에서 항쟁했던 기억이 있긴 하지만요... (제가 그랬다는 것이 아닙니다. 전 소심해서 그런 거 절대 못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총련이 그 지지세력을 잃어가기 시작한 시기도 그 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많은 대학생이 정치적인 관심을 잃어가고 있을 때, 이 책은 저로 하여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기까지 많은 선배의 희생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잠깐, 아~~주 잠깐, 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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