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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배우는 공부의 길 - 스스로 시작하고 끝까지 해내는 공부법
권승호 지음 / 지노 / 2026년 8월
평점 :
학창 시절, 나는 공부가 참 하기 싫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는 날이면 전날 밤 책을 붙잡고 달달 외우며 밤을 새워 학교에 가곤 했다.
그런 습관은 성인이 된 후에도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한자리에 오래 앉아 무언가에 집중하는 일이 어려웠고, 이것저것 공부를 시작했다가 포기한 것도 꽤 많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는 오랫동안 ‘공부하는 방법’은 배웠지만 ‘배우는 방법’은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것 같다.
벼락치기 공부는 당장의 시험에서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시험이 끝나면 머릿속에서도 금세 사라져버린다.
그렇게 공부하다 보니 성인이 되어 꼭 필요한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을 때도 이해하는 데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느껴졌다.
‘나는 머리가 안 좋은 걸까?’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걸까?’
스스로를 자책하던 때 만난 책이 바로 **《고전에서 배우는 공부의 길》**이었다.
권승호 작가는 오랫동안 고등학생들을 가르친 교사로서 학생들을 지켜보며, 공부란 단순히 문제를 많이 풀고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익히면서 지식과 지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어릴 적 부모님께 들었던 말이었다.
“공부해라.”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책을 읽어라.”
“궁금한 것을 스스로 생각해봐라.”
“한 문장을 읽더라도 깊이 생각해봐라.”
라는 말을 먼저 들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한 일이 아니라, 나의 삶을 바라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하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독서는 자유를 향한 열망이자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독서를 통해 배움의 길로 들어서고, 그 배움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바로 ‘익힘’이다.
익힘은 반복과 훈련을 통해 배운 것을 몸과 마음에 새기는 과정이라고 한다.
정약용은 책을 많이 읽어 양을 늘리는 것보다 몇 문장을 얼마나 깊이 이해했는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의 공부 습관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늘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문제를 풀고, 많은 페이지를 읽고,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해내야 공부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전 속 인물들이 말하는 공부는 달랐다.
퇴계 이황은 한 문장을 수백 번 되새기며 곱씹고, 생각하고, 삶과 연결하는 공부를 이야기한다.
율곡 이이는 읽고 의문을 품고 쓰는 습관, 정독과 사색을 공부의 본질로 삼았다.
다독보다 정독, 넓이보다 깊이.
정약용은 많이 읽은 사람보다 많이 곱씹은 사람이 중요하다고 했고, 율곡 이이는 글을 많이 외운 사람보다 뜻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 중요하다고 했다.
결국 공부란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배운 것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내 삶에 적용하느냐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자기주도학습이란 혼자 앉아 학원에서 내준 문제를 스스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자기주도학습은 단순히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배울 것을 찾고,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깊이 탐구하는 것.
누군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나에게 분명한 뜻이 있기 때문에 타인의 감시나 지시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독서가 있었다.
몽테뉴는 책이 약과 같아서 잘 읽으면 어리석음을 치료할 수 있다고 했고, 책에서는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깊이 읽는 공부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책을 읽으면서도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한 권을 읽더라도 내 마음에 오래 남는 한 문장, 한 생각을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마음에 남았던 것은 **‘모르면 인정하고 질문하라’**는 이야기였다.
공부는 내가 무엇을 아는지와 무엇을 모르는지를 구별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진짜 앎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 말을 읽으며 나 자신에게도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모른다고 해서 부족한 사람이 아니야.’
‘한 번 읽고 이해하지 못했다고 포기하지 않아도 돼.’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꾸준히 읽고,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익히는 것.
눈으로 읽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고, 마음으로 생각해보는 것.
그렇게 조금씩 쌓인 시간이 결국 나의 지식과 지혜가 된다는 것을 책은 이야기한다.
공부는 단기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과 인내를 통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인 나에게 이 책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요즘 아이들의 공부는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초등학생이 벌써 이것까지 푼다고?’
놀랄 만큼 빠른 진도와 시험, 문제풀이 속에서 아이들은 공부를 즐거운 배움이 아니라 스트레스와 부담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독서 역시 마찬가지다.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쓰고, 도장을 받고, 숙제를 하기 위해 읽다 보면 책 속에서 느껴야 할 감동과 질문, 생각은 뒤로 밀려나기 쉽다.
책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에서는 독서가 문제를 빨리 풀고 많은 정답을 맞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독서를 멈추면 인간은 사유하지 않게 되고, 질문하지 않게 되며 결국 자신의 삶을 해석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이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아이에게도 성적을 묻기 전에
“오늘은 언제 공부할 거야?”
“어떤 계획을 세웠어?”
“어떤 부분이 어려웠어?”
라고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가 정답을 알려주고 계속 간섭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도 공부의 일부일 것이다.
나 역시 오늘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려고 한다.
하루 30분 책 읽기.
모르는 것은 스스로 해결해보기.
배운 내용을 내 말로 다시 정리해보기.
그리고 아이에게도 ‘몇 점을 받았는지’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것을 배우고 싶은지를 더 많이 물어보려고 한다.
공부는 빨리 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고전에서 배우는 공부의 길》을 읽고 나니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배움을 오래 이어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읽고 잊어버리는 공부가 아니라
한 문장을 오래 곱씹고, 생각하고, 삶과 연결하는 공부.
조금 늦더라도 괜찮다.
오늘 한 페이지를 읽고, 한 문장을 마음에 새기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공부는 남보다 빨리 가는 게 아니라
너만의 속도로 오래 걸어가는 거야.”
📖 오늘도 한 페이지의 독서로
조금 더 깊이 생각하는 하루를 만들어본다.
<지노출판사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협찬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