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저물어가는 생을 축복합니다
강신주 지음 / 엘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갑작스런 사고로 몸이 급격하게 쇠약해지신 아버지를 3년 동안 간호하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다.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까지 정성스레 간호하는 딸(저자)의 헌신적인 사랑이 정말 아름다워 세상의 귀감이 될 내용인 듯하다.
.
"전 아버지를 돌보는 게 좋아요. 전 의무감으로 아버지를 돌보는 게 아니에요. 아버지가 저를 키워주고 지켜주셨듯이 그냥 이제는 제가 엄마 아버지를 지켜드리고 싶은 것뿐이에요. 전요, 아버지랑 같이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무척 행복해요."(91p.)
.
때로는 무덤덤한 어조가...때로는 간결한 시적인 표현이... 때로는 영화를 보듯 디테일한 묘사가 아주 좋았다. 그리고 내가 즐겁고 행복해야 상대방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저자의 철학도 와닿았다.
.
"나를 잃어가며 남을 돌보는 것은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어리석은 짓이라고. 내가 나의 시간을 가져야 나도 즐겁고 아버지고 행복하다고. 나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나의 시간을 훔칠 것이다. 내 몸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나만의 시간을 끊임없이 바랄것이다."(100p.)
.
책의 초반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서술한 장면은 구체적이면서 사실적이서 약간 무섭고 소름이 돋기도 했다.
.
"천장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동자가 인형의 눈동자처럼 크고 새카맣게 변해 있었던 것이다. 죽기 직전의 사람의 눈동자가 커진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났다. (17-18p.)
.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이 책을 읽는 내내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과 내가 부모님을 간호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나에게도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올 것이기에,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나도 '좋은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다.😊🙏
.
"노인들은 언제든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내가 곁에서 조금 힘이 되어드릴 수 있어서, 내가 그분들의 인생에 조금 행복을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게도 곧 노년이 찾아올 것이다." (75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