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사고로 몸이 급격하게 쇠약해지신 아버지를 3년 동안 간호하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다.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까지 정성스레 간호하는 딸(저자)의 헌신적인 사랑이 정말 아름다워 세상의 귀감이 될 내용인 듯하다.."전 아버지를 돌보는 게 좋아요. 전 의무감으로 아버지를 돌보는 게 아니에요. 아버지가 저를 키워주고 지켜주셨듯이 그냥 이제는 제가 엄마 아버지를 지켜드리고 싶은 것뿐이에요. 전요, 아버지랑 같이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무척 행복해요."(91p.).때로는 무덤덤한 어조가...때로는 간결한 시적인 표현이... 때로는 영화를 보듯 디테일한 묘사가 아주 좋았다. 그리고 내가 즐겁고 행복해야 상대방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저자의 철학도 와닿았다.."나를 잃어가며 남을 돌보는 것은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어리석은 짓이라고. 내가 나의 시간을 가져야 나도 즐겁고 아버지고 행복하다고. 나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나의 시간을 훔칠 것이다. 내 몸이 아무리 바쁘더라도 나만의 시간을 끊임없이 바랄것이다."(100p.).책의 초반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서술한 장면은 구체적이면서 사실적이서 약간 무섭고 소름이 돋기도 했다.."천장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동자가 인형의 눈동자처럼 크고 새카맣게 변해 있었던 것이다. 죽기 직전의 사람의 눈동자가 커진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났다. (17-18p.).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이 책을 읽는 내내 부모님이 건강하실 때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과 내가 부모님을 간호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나에게도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올 것이기에,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나도 '좋은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다.😊🙏."노인들은 언제든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내가 곁에서 조금 힘이 되어드릴 수 있어서, 내가 그분들의 인생에 조금 행복을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게도 곧 노년이 찾아올 것이다." (7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