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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섬 ㅣ 환상책방 12
이귤희 지음, 박정은 그림 / 해와나무 / 2019년 11월
평점 :
매력적인 그림에 나도 모르게 빠져 들어 펼쳐들었다.
넘기다 보니 고양이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었다.
(주인공인 벨 외에도 누구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가 없다!)
다 읽고 나니 간결하면서도 사유가 녹아들어 있는 문장에 완전히 빨려들었다.
이처럼 그림, 글, 등장인물의 3박자 매력을 고루 갖춘 책도 드물다.
<고양이 섬>은
인간의 품에서 행복하게 살던 벨과 포크가 뜻하지 않게 인간으로부터 배척당하면서
고양이의 진정한 삶에 대해 고민하고 고양이들의 유토피아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두루 구경한 느낌.
한 마디로 고양이에게 인생사를 한 수 배운 느낌이다.
과시하듯 반려동물을 입양하여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단해서 키우다가도
가차없이 내쳐버리는 인간의 몰염치와 이기심에 우선 부끄러워진다.
최여사와 대머리 아저씨는 나쁜 인간들!!
엄마를 잃은 아기고양이를 품어안는 벨을 통해
꼭 낳아야만 엄마가 되는 게 아니고, 피가 통해야만 가족이 되는 게 아님을 배운다.
유토피아를 찾아 가는 고양이와 남는 고양이들을 보며
인생에는 항상 선택의 순간이 있으며
그 길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함께 가는 친구들라는 것!
세상에는 대가 없이 어려움에 처한 고양이들을 구하는 애꾸눈과 포크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료들을 희생시키는 살살이와 대장도 있다.
자신의 자유와 이익을 위해 다른 이들의 권리와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혹시 나는 그런 적이 없는가? 고민해보았다.
작가는 삶의 목표와 희망이 사라졌을 때
어떤 가치관으로 다시 일어나야 하는지를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얘기해준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여기에 쓰는 대신 가슴에 새겼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드는 생각.
반려동물들에게도 이 세상을 자신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진짜 사랑한다면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이것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마찬가지 진리다.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고양이가 주인공인 책들도 많이 나왔다.
이 책은 무수한 고양이 책들의 결정판이나 완결판이다.
그림 작가의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그림 또한 매력적이라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