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네 마음을 보여 줘
박현경 지음 / 문이당 / 2006년 10월
평점 :
눈 앞에서 손자의 죽을 목격해야했던 할아버지,
무심한 남편을 위한 쇼핑길에서 아이를 죽인 아내,
이사 온 여자에게 남편과 아이들을 뺏긴 주부,
집에 든 도둑과 눈이 마주치지만 그 사실을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소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하나같이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우리 '이웃'이고
이야기들은 언젠가 내가 겪었던, 혹은 누구나 한번쯤 겪었음직한 사건과
그에 따른 사람의 심리를 참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나라면 어땠을까... 그래 맞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어머, 이건 내가 아는 누구의 상황과 참 비슷하네...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어 소설을 읽는 재미가 팍팍 느껴진다.
한편 한편 읽고나면 가슴이 뻐근해지는 이유는 아마도 너무나 사실적인 삶의 얘기이기 때문인 듯하다.
이 소설은 또, 장면 하나하나가 눈에 보이듯 섬세하게 그려지면서 심심찮은 반전이 펼쳐져
마치 한편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 우리말의 맛깔스러움을 구석구석 잘 박아놓아서
드라마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설의 진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삶의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표지판'을 냉혹하리만치 사실적으로 그려내지만
마지막에는 "그래도 괜찮아... 다 괜찮아..."라고 따뜻한 위로를 잊지않는 소설.
이것이 이 소설집의 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