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스콜라 창작 그림책 45
박혜선 지음, 장준영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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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기억이 흐려지기 시작한 할아버지는

 

70여 년 전의 가장 두렵고 외로웠던 기억 속을 헤매십니다.

 

가족들은 그런 할아버지를 잘 보살피고 

 

기꺼이 기억 속의 동반자가 되어줍니다.  

 

 

형, 명호 형, 우린 왜 싸우고 있는 걸까?

열여섯 살 우리 형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걱정하지 마. 곧 끝날 거야."

우리 형은 명호 형이 되어 할아버지 등을 토닥입니다.

 

"도망쳐. 위험해."

내겐 이렇게 외칩니다.

"걱정하지 마. 우린 꼭 집으로 돌아갈 거야."

나는 할아버지 친구가 되어 할아버지 손을 꼭 잡아 줍니다.

 

이 대목을 읽다가 울컥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전쟁에 내몰려 총알받이가 될 뻔했던

 

할아버지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그 기억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손자들의 마음이 대견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손자들은 자신들이 경험하지 못한 굴곡진 역사를

 

할아버지의 상처를 통해 깊게 이해할 수 있겠지요.

 

때로는 친구가 되어, 때로는 어머니가 되어

 

할아버지의 아픔을 나누는 가족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할아버지의 기억은 멀어지지만

 

우리는 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이라도 그 울림은  다 다릅니다.

 

박혜선 작가는 전쟁 이야기를 밝고 따뜻하게 전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박혜선 작가가 가진 저력일 것입니다. 

 

 

 

 

 

 

 

 

올해 팔십오 세인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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