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마이아 에켈뢰브 지음, 이유진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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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가장 재미있는 일은 글을 쓰는 것이다._116

 

 

 

 

#수없이많은바닥을닦으며

#마이아에켈뢰브 지음/ #이유진 옮김

#교유서가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쓴 이 일기를 한국의 어느 독자()가 저자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읽고 있다는 사실을 마이아 에켈뢰브가 알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한편으론 그가 그토록 바뀌길 바랐던 전쟁과 노동자와 여성의 권리, 차별, 환경 등의 문제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일부는 더욱 극을 향해 치닫고 있는 현실만은 그가 몰라서 다행이기도 하다.

 

 

 

한 여성 청소 노동자의 일기를 통해 1965~1969년 세계정세를 알 수 있다. 어떤 전쟁이 일어났고 입에 담기 힘든 학살이 자행되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는지, 왜 가난을 벗어나기 힘든지, 가난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어떻게 버텨왔는지도.

 

 

 

문장이 수려하거나 묘사가 치밀하거나 어휘가 새롭지도 않은 일기지만, 좋다. 왜 좋을까?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5남매를 키우기 위해 청소 노동을 하지만,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의 일기. 아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빚은 자꾸 늘어나고 그 와중에 아이는 자꾸 아프고 일은 고된 속에서도 글쓰기가 가장 재미있다는 사람의 일기. 자기 코가 석자이면서 요르단 난민을, 베트남의 민족해방전사들을, 한반도의 위기, 홍콩 마약 문제, 극한의 상황에 생사를 오가는 사람들을 걱정하느라 가끔 있는 기쁜 일에도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는 사람의 일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의 고통을 오롯이 흡수해서 저절로 체감해버리는 사람이다. 그래서 세상 모든 고난의 짐을 마음으로 함께 지고 가는 사람이다. 에켈뢰브가 고단한 자기 삶 속에 침잠되지 않고, 더 힘든 사람들을 돌아보고 마음 쓸 수 있었던 것은 글쓰기의 힘이다.

 

 

 

나는 일기를 계속 쓴다. 내가 글을 쓸 수 있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내 삶은 좀더 편안해질 것이다._49

 

 

꾸준히 쓰고 독자 투고를 하면서 청소 노동자이기만 했던 그는 작가의 길로 조금씩 나아간다. 결국 52세의 나이에 일기 소설로 데뷔를 하고 성공한다.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또 나는 그녀가 소원하던 아파트에 살게 됐을지가 너무 궁금하다. 일기에 수도 없이 등장하는 5남매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도.

 

 

 

교훈은 이렇다. 너무 편하면 절대로 좋은지 알 수 없다. 그러면 아무것도 아쉬운 것이 없기 때문이다._169

 

-더 편리함만 추구하는 삶이 옳은가? 우리는 이제 좀 그만 편리해도 되지 않을까? 일기 속에서 개인의 자동차 소유권이 생기고 도로에 차가 늘어나자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발전에는 항상 부작용이 따른다. 나는 요즘 AI가 무섭다. 그 부작용을 우리 인류는 감당할 준비가 되었을까?

 

 

 

글쓰기가 세상을 구원하지는 못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어 간절히 쓰는 사람만큼은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한 명 한 명의 구원이 더해질 때 세상도 조금씩 움직인다는 사실을, 이 책은 믿으라는 말도 없이 믿게 만든다._이문영(기자·작가)

 

이문영 기자의 추천사에 공감 백 개를 보낸다.

 

 

 

 

 

#교유당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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