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굼굼하우꽈? - 신화 따라 제주 여행
김영숙 지음, 나오미양 그림 / 풀빛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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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정말 재미나죠?

 

다리에 털이 숭숭 난 설문대 할멍이 한라산이 너무 높다며 뾰족한 산봉우리를 떼어 던져버리고 있네요. 이 거대한 할멍의 엄청난 방귀 때문에 세상에 없던 섬 제주가 생겼고요. 그 방귀로 일어난 불꽃을 끄려고 흙을 담아 섬 가운데로 옮긴 것이 한라산이래요. 예전에 본 아이들 책 <우르르 쾅 화산섬>이 아니었으면 우리 막둥이도 깜빡 속았을 거예요.

 

 

이렇게 제주 곳곳에는 특별한 지형만큼이나 특별한 신화들이 전해져 오고 있더라고요. ‘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라산, 그 곁의 수백 개의 오름, 너른들, 생명력이 넘치는 푸른 바다등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과 자연 유산에 등재될 만큼 특별한 섬 제주에 대한 책, <제주가 굼굼하우꽈?>가 굼굼하우꽈?

 

 

제주도가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이고, 삼다(, 바람, 여자)삼무(도둑, 거지, 대문)의 섬이며, 제주 사람들의 특별한 의식주인 갈옷, 정동 모자, 우장, 돼지고기, 메일, 나물, 올레와 정낭... 등에 대한 설명부터 늘어놨다면 우리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겠죠?

 

 

시작부터 설문대 할망이 방귀로 제주를 만들어 버리고, 499명의 할망의 아들들이 영실 바위로 굳어버린 이야기가 나오니 아이들이 쏙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한 신화가 끝나고 신화 속에 등장한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훨씬 더 흥미롭게 들리더라고요. 실제 영실 바위가 499명의 사람이 나란히 굳은 것처럼 보이는지 궁금했는데 뒤에 사진이 실려 있어 너무 반가웠어요.

 

 

 

여러 신화 중에서 어부들을 외눈박이 거인에게서 지켜주기 위해 희생당한 영등 할망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영등 할망은 어부와 해녀에게 재앙을 막아주는 수호신이자 만선을 도와주는 신으로 모셔지게 되었다고 해요.

 

 

 

제주를 아름다운 관광지로만 아는 아이들이 많을 텐데요. 저도 예전에 제주 4.3 사건을 알기 전에는 그랬답니다. 제주의 이모저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면서 제주의 아픈 역사를 빠트리지 않고 다룬 점이 참 좋았어요.

 

 

탐라라는 독립되 나라였던 제주가 고려에 귀속되고, 몽골에 끝까지 저항했지만 점령당한 역사, 조선 시대 조정에 끝없이 바쳐야 했던 귤, 전복, 말 같은 특산품을 마련하느라 지친 제주 사람들의 고초, 육지로 도망가지 못하게 200년 동안 섬에 고립되었던 제주 사람들. 매우 험한 일이라 물질은 남자인 해남(포작인)의 일이었지만, 수많은 포작인들이 사고로 죽고 육지로 도망가자 어쩔 수 없이 해녀들이 그 일을 맡게 되었다는 사연. 2차 세계 대전 때 일본군의 요새가 되어 노동을 착취당했고, 일제 강점기 일본의 전복 등의 착취에 맞섰던 해녀들의 항쟁 등 잊지 말아야 할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겠네요.

 

 

아직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를 가보지 못했고 아이들에겐 꼭 가보고 싶은 섬이기도 한데요. 이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속 명소를 직접 여행하게 되면 그냥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살아있는 이야기, 역사를 보는 기분일 것 같네요.

 

 

 

<그림책 속 제주 이야기>라는 창작 뮤지컬이 상영 중이던데요. 제주의 진솔한 감성으로 제작된 이 뮤지컬은 매력 넘치는 신화 속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80분 동안 펼쳐진다고 해요. <제주가 굼굼하우꽈?>를 읽고 이 공연을 보면 그 재미가 배가 될 것 같아 더 기대가 됩니다.

 

 

 

 

#한라산 이란 이름에는 은하수를 당길 만큼 높다라는 뜻이 담겨 있고요.

#백록담 은 흰 사슴이 물 마시러 오는 호수라는 뜻이라고 해요.

아름다운 경관만큼 그 이름의 의미도 아름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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