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 파나마 - 호야와 곰곰이의 생각주머니, 독일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뒹굴며 읽는 책 24
야노쉬 지음, 오석균 옮김 / 다산기획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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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는 순간 바나나의 달콤한 향기가 느껴질 것이다. 마치 파나마에 온 것처럼!

겉으로 봤을 때는 눈꼽만큼의 변화도 없는 우스꽝스러운 여행 이야기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온 호야와 곰곰이, 그리고 그 두 친구와 함께 여행을 다녀온 우리는 어딘가 모르게 찌릿찌릿한 감정을 맛보게 된다. 두 친구가 파나마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여러 동물들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서로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현재 나의 모습을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것에 더 큰 이유가 있다. 나아가 지금 내가 서 있는 위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모든 것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책의 마지막 장을 오래 붙잡게 된다.

세상은 마음 먹기에 달렸고,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나 색깔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50 페이지의 작은 책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되었다. 파나마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선 호야와 곰곰이가 다시 원래의 집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파나마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늘 여유 없이 앞서 가기에만 급급한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잠시 숨 돌릴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책을 마주한 짧은 시간만큼은 파나마로 떠날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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