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꼬인 목소리의 언니가 갑자기 더 크게 소리쳤다.

"야! 니가 그럴 자격이 왜 없냐? 그럴 자격 있다. 누구든 좋은 걸, 더 좋은 걸 누릴 자격이 있어.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은 세상에 없어. 너도, 나도, 우리 엄마도. 그건 다 마찬가지인 거야. 세상에 좋은 게 더 좋은 게, 더 더 더 좋은 게 존재하는데, 그걸 알아버렸는데 어떡해?

은상 언니가 야광봉을 핀 한쪽 팔을 허공에 쭉 뻗고서는 내 귀에 대고 속닥였다.

"걱정 마. 우리 저기까지 갈 거잖아."

노란 빛살을 내뿜는 야광봉의 끝이 밤하늘의 달을 가리키고 있었다. 반쪽은 캄캄한 어둠 속에 잠겨 있고 또다른 반쪽은 시원하게 빛나고 있는, 아주 정확한 반달이었다.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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