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풀의 난간에 기대어 수영장, 바다, 하늘의 황홀한 그러데이션을 배경으로 물에 상반신이 반쯤 잠긴 뒷모습 사진을 번갈아 찍어주고 있는 은상 언니와 지송이를 바라보면서, 나는 인피니티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했다.

인피니티는 무한하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결코 가닿을 수 없는 아득히 먼 곳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결코 가닿을 수 없다고 여겼던 아득히 먼 세계. 그런 곳에 운 좋게 발을 살짝 담갔는데 이게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욕심에 한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하고 나면 이제는 저걸 하고 싶고, 저걸 하면 그다음 걸 하고 싶어졌다. 한계가 없는 내 욕망이, 그 마음들이 왜인지 창피했다. 속이 복닥거렸다. 멀리서 은상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해야!"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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