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란 누군가가 평생 모아온 책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개인의 진지한 관심사를 반영하여 구체화한 곳에 가깝다.
미국 성직자 토머스 웬트워스 히긴슨은 읽지 않은 책들에서 책꽂이가 부족해 목수를 불렀을 때의 일을 이야기한다. 목수가 그에게 "정말 이 책들을 다 읽으셨어요?" 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은 도구 상자에 있는 도구들을 다 쓰시오?" 물론 아니다. 도구란 나중에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서재는 읽은 책을 보관해두는 곳이 아니라 필요할 때를 대비하는 공구상자에 가깝다.
"내 아이들이 집안 장식은 필요한 만큼의 책꽂이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 어른으로 자라면 좋겠다."(작가 애나 퀸들런 Aanna Quinalen)
책은 정신만 풍요롭게 하는 게 아니라, 점차 눈을 더욱 즐겁게 하는 방향으로 디자인되고 있다. 탑 쌓기에서 예술품 진열까지, 색색의 시리즈물에서 가죽 장정까지, 아름다움을 위한 도구로서 책의 역할은 결코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