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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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의 책을 낸 작가이면서 현직 판사이기도 한 문유석이 독서를 소재로 쓴 에세이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야말로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온 그가 자신의 독서편력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문열, 무라카미 하루키, 시드니 셀던, 위화 등등의 이름이 열거되고, 왜 그 책들에 빠지게 됐는지, 책을 고르는 기준과 자신만의 독서법은 무엇인지, 책에서 얻은 것들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탁월한 글솜씨로 재미나게 들려준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읽었던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은 나 역시 그 시절에 만났던 책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문유석은 자신을 ‘성공한 덕후’라 일컫는다. 자신은 진성 책 덕후였으며, 책으로 놀기의 끝은 결국 책을 쓰는 것인데 작가가 되었으니 그렇다는 말이다. 또, 자신의 독서는 궁극적으로 ‘쾌락’을 지향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꼭 말초적인 쾌락만을 뜻하는 것 같지는 않다.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쾌락일 수도 있고, 잠시라도 타인의 입장이 되어 봄으로써 내가 사는 세상의 부조리에 눈을 감지 않겠다는 자기 위안일 수도 있을 테다. 가벼운 톤으로 시작해 종종 문유석 작가 특유의 유머가 튀어 나와 킬킬거리며 웃게도 하지만, 때로는 자못 진중한 태도로 책과 현실 세계의 구조에 대해 논하기도 하는 책이다. 나는 왜 책을 읽는가? 이 책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자문해 본다.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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