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시리즈 중 뭘 고를까 하다가 로드무비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로드무비 하면 대표적으로 <이지 라이더>가 우선 떠오르고,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나 <델마와 루이스> 같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생각나는데 저자는 몇몇 감독들의 영화를 중심적으로 소개하면서 개인적인 경험과 감상을 덧붙이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가 미국의 영화를 주로 소비하다 보니 유럽 영화들은 아무리 유명한 감독의 것이라도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빔 벤더스나 장 뤽 고다르, 카우리스마키 등 이 책에 언급된 감독들의 영화들은 언젠가 주욱 한 번 감상하고 싶어졌다. 에세이인 까닭에 ‘로드무비란 무엇이다!’ 라고 딱히 이 책에서 정의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저자가 짐 자무시의 영화를 이야기할 때 표현한 ‘벼랑 끝에 내몰린 청춘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독의 세계’라는 문장을 보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목적지가 없어도 무작정 떠날 수밖에 없는, 그 가운데 길을 잃거나 목숨을 잃기도 하는 여정. 인생을 흔히 길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로드무비는 유독 청춘을 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