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라는 말이 유행이다. 2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공무원을 제외하면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거의 흐릿해진 지금 제 2, 제 3의 직업을 고민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더 많을 것이다. 다만 미리 준비하거나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뿐.서른 살의 김예지 씨는 ‘청소 일로 돈 벌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아실현합니다’ 라는 말로 자신의 직업을 소개한다. 그는 미술을 전공하고 디자인 회사에서 일을 하다 나왔지만 취업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청소 일을 하시는 어머니의 제안으로 함께 청소를 시작하게 되었단다. 생계를 위해 선택한 일이었지만 의외로 장점도 많아 5년째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고 그런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이 책은 편견으로부터 자존감을 지키며 자아실현에 도달한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그 과정은 쉽지 않은 것으로 묘사된다. 아직 작가로서는 첫 작품인지라 표현력이 다소 아쉽고 고민이 해소되는 과정도 아주 깊이 있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비슷한 처지의 청년들에게 공감을 얻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 또한 조금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이들을 편견 없이 대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책이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꿈꾸는 이들을 향해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