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작가, 방송인인 허지웅이 여러 매체에 쓴 글을 모은 책이다. 나온 지 꼭 2년이 되었는데 마을도서관에서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바로 이전 책인 <버티는 삶에 관하여>도 그랬지만 이 책 역시 저자의 취향과 생각이 확실하게 드러난 글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읽으면서 때로는 블랙코미디 같아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2년 전의 기억들이 떠올라 주먹을 불끈 쥐고 입술을 꽉 다물게도 했다.저자가 좋아하는 영화와 배우, 아쉽게도 세상을 떠난 이들에 대한 추모글 같은 것들도 여럿 있는데 무심한 듯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문장이 좋다.한국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글들에 공감이 많이 갔다. 왜 책 제목에 ‘친애하는’과 ‘적’이란 단어를 함께 썼는지 알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이 공간 역시 애증의 대상이지만 결코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