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첫사랑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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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뻔하게 시작해보자면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다.


첫사랑에 설렌게 언젠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나이가 되었지만 나에게도 첫사랑은 있다.

그 때의 설렘을 가득 안고 책을 읽다보니 나의 그 시절이 떠올라 괜히 설레고, 슬며시 미소지어지고, 초조하고 그래서 더 안타까웠더랬다.

동재와 연아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있지만 화자는 동재이고 그래서 동재의 시선과 감정에 따라 책을 읽어나가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동재 이 바보! 으이그! 여자 마음을 이렇게 몰라서야!" 하며 은재의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다.


집 안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동재는 깨달았다. 동 대표 할머니의 '화목한 가족'이란 말이 맞는지 모른다. 자신만 빠진다면.

22쪽


부모님의 이혼을 겪게 된 동재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내가 그 상황이라도 은재처럼 재혼한 부모님의 행복만을 빌며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이 행동할 수 없을 것 같다.

이혼한 엄마는 타국에 있고 아빠와 새엄마, 그리고 은재만이 모든 상황에 적응하여 행복하게만 보이던 그 때 동재에게 단 하나의 위로이자 빛은 연아이지 않았을까.


자전거 탈 때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잖아.

사랑을 제대로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페달을 밟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거지.

219쪽


동재 아빠가 동재에게 들려준 이 말이 참 좋았다. 넘어지지 않으려 자전거 페달을 밟듯이 사랑도 두 사람이 함께 페달을 밟지 않으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진다는 말.


'내가 내 마음을 표현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다 알겠지.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라는 마음만으로는 알 수 없다. 사랑은 끊임없이 표현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속에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대들의 첫사랑 이야기로 이렇게까지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다니.


처음 책의 표지를 보았을 때는 동재와 연아의 좋았을 때를 표현한걸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은 후 책의 핑크빛 면지를 넘기고 차례를 넘기고나서 나오는 회색동그라미 속 첫 페이지를 읽고나서 다시 표지를 보면 동재와 연아가 재회하는 장면처럼 보인다.

그렇게 보고나니 '안녕, 내 첫사랑'이라는 제목은 헤어짐의 '안녕'이 아닌 만남의 '안녕'처럼 보인다.


아, 책장을 덮으며 다시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어려서나, 어른이 되서나 첫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콩닥콩닥.


<인상깊은 구절>


- 어떤 만남이든 한쪽이 희생하는 만남은 건강한 게 아니야. 오래 가지도 못하고. 너 계속 데이트 비용 ㅇ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게 어려워지면 연아 만나는 게 부담스러워지고, 그럼 연아도 네가 변했다고 생각할 거고, 그러다 결국 헤어지는 거야. 204쪽


- 사랑에 빠진 모습은 열세 살이나 일흔세 살이나 같았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제대로 고르셨나? 자신은 방찬혁이라는 벽을 거뜬하게 넘어섰는데 할아버지는 햇빛이라는 장애물을 어떻게 넘을지 궁금했다. 그것도 좀 코치를 해 드려야 하나. 210쪽


- 그게 누구 잘못이라고 꼬집어 이야기할 수 있겠니. 그저 사람 대하는 일에, 사랑에 서툴러서 그런 거지. 그러면서 배우는 거지. 229쪽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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