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길 찾기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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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도하늘말나리야, 소희의 방에 이어 이금이작가의 '너도 하늘말나리야'시리즈 세번째 완결작인 숨은 길 찾기를 읽었다.

두번째 책인 '소희의 방'에서 소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져 나갔다면 '숨은 길 찾기'에서는 달밭마을에 남은 아이인 바우와 미르, 그리고 달밭마을에 새롭게 등장한 재이의 현재와 장래에 대한 고민을 다루고 있다.

엄마를 만나 예전과 다른 환경에서 살게 된 소희에게 질투심을 느낀 미르는 뮤지컬배우가 되기위해 예고에 진학할까 고민중이라고 호기롭게 선언하고, 바우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생명과학고등학교'로 명칭을 바꾼 농고에 진학하겠다고 한다.

예고가 그렇게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며 딸의 선택을 못미더워하는 미르 엄마. 그리고 자신보다는 나은 삶을 살기를 원하는 아빠를 설득해야하는 미르.

그 시절을 지나온 나는 아이들의 마음도 공감이 되고 자녀를 키우는 현재는 미르엄마, 바우아빠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내가 중학생일 때 가수 조성모의 '투헤븐'이라는 노래가 무척 인기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노래뿐 아니라 영화못지않게 영상미가 좋은 뮤직비디오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 배우 김하늘이 꽃집을 하는 뮤직비디오에 꽂혀서 '나는 농고를 졸업하고 꽃집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품은 적도 있다.

결국 친구들을 쫓아 인문계고등학교에 가는 것으로 꿈은 혼자 마음으로만 간직하게 되었지만 지금 내 아이가 중학생의 나와같은, 숨은 길 찾기 속 바우와 같은 마음을 갖는다면 나 역시 바우아빠처럼 어림도없는 소리라며 으름장을 놓을 것 같다.

달밭마을의 새로운 등장인물인 재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싶은 것,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분명하게 아는 아이처럼 보인다. 많은 청소년들이 재이와같은 아이를 부러워하지 않을까.

요즘 청소년들은 꿈이 없다고들 말한다. 신기루같은 꿈을 쫓기에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커보여서는 아닐까. 그래서 평소에도 접근하기 쉽고 늘 가까이하는 유튜버 등을 꿈으로 쫓는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시대를 바라보며 바우, 미르, 재이와 같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고민하며 꿈을 꾸는 숨은 길 찾기 속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인상깊은문장

- 세상 모든 건 관심을 갖는 순간부터 새로운 의미를 지닌 존재가 된다. 옆에 앉아있는 재이도 아까 교실에서 본 재이와 달라 보였다. 38쪽

- 원작에서는 꿈이 한바탕 소동 같은 걸 의미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우리가 갖고 있는 희망이나 미래, 그런 걸로 해석 해 봤어. 자기가 원하는 굼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여름 같은 뜨거운 열정과 밤에 깨어 있는 무한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뭐 그런 주제야. 58쪽

- 세상에 나온 식물들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열매 맺거나 알뿌리를 영글게 하기 위해 온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 다음 가을이 지나면 아낌없이 자신을 버렸다. 자신은 정원의 주인이 아니라 식물들이 죽음으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돌봐 주는 조력자라고 생각해 온 바우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속상했다. 61쪽

-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이별하고 또 언젠가는 소멸한다. 백 년도 못 사는 사람은 물론 오백 년이나 살아 있는 느티나무도 언젠가는 제 명을 다할 거다. 45억년 된 지구조차도 영원할 수는 없다. 그런 생각을 했지만 바우는 조금도 위안 받지 못했다. 그저 눈을 부릅뜬 채 비밀 정원이 속절없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걸 아프게 바라보았다. 106쪽

- 인간에게는 자기 인생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어. 그리고 주어진 삶을 살아 내야 하는 의무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자살한 닐이 그 권리와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게 안타까워. 125쪽

-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바우는 농고의 교정이 잊히지 않았다. 때때로 학교의 실습장이나 온실에 있는 자신을 떠올리곤 했다. 바우에겐 그 학교가 소로의 시 속에 나오는 숲속인 것만 같았다. 또 식물을 가꾸며, 이별과 소멸이 만남과 생성으로 이어지며 순환하는 과정을 온몸으로 느끼는 일이야말로 자신이 꿈꾸는 삶의 정수임을 깨달았다. 137쪽

- 미르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위로하려면 먼저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야 함을 깨달았다. 163쪽

-소희는 나뭇가지 그림자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난 길을 연상하고 있었지만 미르에게는 자기 앞에 놓인 수많은 길로 보였다. 진짜 길은 찾기 어렵게 숨겨 놓은...... 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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