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암은 소파에 누워 무릎 사이에 손을 넣고 눈발이 날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나는 눈송이 하나하나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자의 한숨이라고 했었다. 그 모든 한숨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작은 눈송이로 나뉘어 아래에 있는 사람들 위로 소리 없이 내리는 거라고 했었다.-125쪽
"혁명군 평의회가 설치되었습니다. 우리 와탄(나라)은 이제 아프가니스탄 민주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질 것입니다. 귀족과 친인척의 시대, 불평등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우리는 수십 년에 걸친 폭정을 끝냈습니다. 권력은 이제 민중과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에 영광스러운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새로운 아프가니스탄이 태어났습니다. 아프간 민중 여러분, 여러분은 두려워할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새로운 정권은 이슬람적이고 민주적인 원칙들을 최대한 존중할 것입니다. 지금은 기뻐하고 환호할 때입니다."-138쪽
"아빠도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아요?" 바비는 셔츠 가장자리로 안경을 닦으며 말했었다. "나한테 그건 난센스야. 아주 위험하기까지 한 난센스지. 나는 타지크 족, 너는 파쉬툰 족, 저 남자는 하자라 족, 저 여자는 우즈베크 족, 이러한 것들이 난센스지. 우리는 모두 아프간이야. 그것만이 중요한 거야. 하지만 하나의 집단이 나머지 집단들을 그렇게 오랬동안 지배하게 되면 문제가 생기지. 모욕감도 생기고 적대감도 생기고 말이다. 늘 그랬단다."-177쪽
"그대의 비밀을 바람한테 얘기하라. 하지만 그걸 나무한테 얘기했다고 바람을 탓하진 마라."-229쪽
"영화속의 한 장면 같구나. 사람이 외딴 섬에 살며, 다섯권의 책만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책을 선택할 것인가, 그 기로에 처한 사람처럼 말이다. 나는 실제로 내가 그런 일을 겪을 거라곤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258쪽
마리암은 울음이 나오려 했다. "너는 어째서 나처럼 늙고 못생긴 할망구를 좋아하느냐? 응? 나는 있으나마나 한 사람이라는 게 보이지 않느냐? 데하티란 말이다.내가 너한테 줄게 뭐가 있다고 이러느냐?" 마리암은 아지자의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였다. 하지만 아지자는 좋아서 얼굴을 더 깊에 파묻었다. 아이가 그렇게 하자 마리암은 황홀해졌다. 눈물이 솟았다. 마음에 날개가 달렸다. 잘못되고 실패한 관계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그녀가 이 작은 아이에게서 처음으로 진정한 관계를 찾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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