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린 작가님은 나에게는 『여름의 빌라』로 익숙한 작가님이다. 어쩐지 작가의 책 중에 읽은 책이 있다면 그 이름이 더욱 반가워지는 기분이 든다.

​

『다정한 매일매일』은 빵집 주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글쓰는 사람이 되었지만 여전히 빵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백수린 작가님의 첫 산문집이다.

​

부제 또한 작가님의 책과 빵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는 "빵과 책을 굽는 마음"이며, 책 내용도 역시 빵과 책과 작가님의 추억과 생각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 책에는 36권의 책과, 36가지의 빵과, '사랑해서 하는 일', '소설 쓰는 마음' 등 작가님의 추억과 생각이 담긴 산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36개라는 적지 않은 책과 많은 빵이 담겨있는데, 무엇보다 빵 종류가 이렇게 많은 것에 놀랐다. 아니 내가 알던 빵의 세계는 너무나 단순했던 것이었나!

​

책을 읽을 수록 배도 고파지고, 책도 고파진다. 이런 의미에서 정말 마음의 양식을 채우고 말도 살찌는 계절인 가을과 딱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을 가을과 함께 소개하고 싶었지만, 정신차리니 겨울이 왔다. 아니, 애초에 가을이 어디있나 싶었다. 가을, 사계절 중 유독 신기루처럼 느껴지는 계절이다.

​

하지만 빵은 언제나 맛있고, 책은 언제나 탐이나니 계절이야 뭐 어떠한가.

​

책을 읽으면서 '아 이 책은 꼭 읽어봐야지'하는 마음이 드는 책과, '이 빵은 오늘 주말에 꼭 먹을 것이다'하는 마음이 드는 빵을 적어 하나의 버킷리스트로 만드는 재미가 있다.


이 세상에 아주 많은 마음, 마음들

요즘 참 마음이 뒤숭숭하다. 예전부터 친구들과 흔히 '노잼시기야' 라는 말을 달고 다녔는데, 올해 더 그런 기분이 많이 든다. 언제나 12월이면 한 해가 가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는데, 올해는 그런 기분마저 들지 않았다.

​

하루에도 몇번이고 감정이 솟았다가 떨어진다. 마음 한켠에는 불안감이 상주하고 있는 그런 기분이 드는 하루하루를 정말 '버틴다'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부분이 좋았다. 눈이 내리는 고요한 풍경을 담은 그림책이라니, 나조차도 알 수 없는 마음에 잡아먹히기 전에 읽어봐야지 생각해서 리스트에 담아두었다.


가족, 가깝고도 먼

나 또한 작가님처럼 '가족'이라는 정의에 정답을 내릴 수 없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가장 가깝지만, 어떤 경우에는 어색하기도 하고(나는 오빠랑 이야기를 잘 안한다. 그냥......어색해......) 연락을 잘 안하게 되지만, 없다고 생각하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존재. 모든 인간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모두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다.

​

"가족이 무엇인지에 대해 내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된 것은 줌파 라히리의 소설들 덕분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이해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책이란, 얼마나 멋진 책일까?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무엇을 떠올릴까

『그래도 우리의 나날』은 1950년대 일본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한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를 담은 책으로,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한국소설과 일본소설, 유독 현대보다 근대, 과도기 문학을 좋아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이다. 인간의 고뇌와 그로 인한 우울, 이것을 바탕으로 높은 차원의 깨달음을 얻어갈 수 있는 문학이 정말 좋다.

​

참고로 아마레티는 이탈리아의 전통과자라고 한다.


-


특별히 빵 이름이나 책이 달려있지 않은 산문들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소설 쓰는 마음' 시리즈이다. 1, 2 두편으로 나뉘어져 있어 시리즈라고 묶어보았다.


소설 쓰는 마음

글을 쓰기 전 차를 우리며 기도를 한다. 글을 쓰고자 하는 것으로 가득했던 그 마음을 불러오는 시간이다.

​

'소설 쓰는 마음'에서는 백수린 작가님이 글을 쓰기 전에 하는 행동과 글을 쓸 때 가지는 마음, 생각이 무엇인지 쓰여있다. 작가의 작업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