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의 오단계 SF가 우릴 지켜줄 거야 2
이루카 지음 / 허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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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허블의 'SF가 우릴 지켜줄 거야' 시리즈 2번째 책인 이루카 작가의 『독립의 오단계』

수록작품은 시리즈 첫번째 책이었던 『깃털』과 같이 3작품이다.

「독립의 오단계」 :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가작 수상작,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허블, 2018.)

「새벽의 은빛 늑대」 : 미발표작

「루나벤더의 귀가」 : 《크로스로드》(2019.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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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의 오단계」

'서술자인 '나'는 '모델명 A796, 제조번호 04-1963-59'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로봇이며 '인간 가재민'살해 혐의로 수배자 신분이 되었다. 그리고 이 싸움을 시작한 것은 '인간 가재민'의 엄마이자 수배자 안드로이드의 마지막 소유주인 '가혜라'였다.

인간 가재민은 화재로 인하여 몸 대부분을 잃었다. 그래서 남아있는 인간 가재민의 뇌에 인공지능을 결합하여 몸을 사이보그화하는 대수술을 통해 '나'가 태어났다. 하지만 몸은 하나라고 하더라도 '나'의 자아와 인간 가재민의 의식은 서로 독립되어 있었기에 결코 하나가 될 수 없었다. '나'가 눈을 떴을 때부터 인간 가재민의 목소리가 의식 속으로 흘러 넘쳐 들었고, '나'는 인간 가재민이 이 지긋지긋한 순환을 멈추는 것을 돕게 된다.


가혜라에게 있어서 가재민은 '자식'의 탈을 씌운 소유물이었다.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그렇기에 죽음마저 허락할 수 없어 가재민을 사이보그화 시켰다. 그 사실의 생의 처음부터 끝까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던 가재민은 두 번의 죽음으로 가혜라에게 저항하고자 했다.

그래서 인간 가재민은 '나'에게 둘을 연결하고 있는 뇌 생체 조직 유지장치를 끊어달라고 부탁해 스스로 자살하고 만 것이다.


엄청난 기술 발전을 통해 사람처럼 먹고 생활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공지능이 개발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들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로봇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인간적이며,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부품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경계는 점점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가혜라가 아닌 자신을 맡아준 변호사를 '어머니'라고 부른다. 처음으로 자신을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지능따위가 아닌, 독립한 존재로 인정해 주었던 그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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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은빛 늑대」


대기오염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자 사람들의 공간은 나뉘어져 버렸다. 그리고 그 공간 마저도 공기의 깨끗한 정도로 다시 분리가 되어 사람들은 구역에 분리되어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많은 구역들 위에 최상급의 '에어시티'가 존재했다. 하늘에 쏘아 올린 수많은 에어필터를 원동력으로 유지되는 에어시티는 하루종일 필터 마스크를 붙이고 생활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의 꿈의 공간이었다.

케어센터 6구역에 사는 두슬기와 윤예리, 정해민은 꽤나 깊은 인연으로 이어져 있었다. 여성 바이크 동호회인 '은빛 늑대 라이더스'. 세명이서 바이크를 타고 도로를 달리던 나날들은 그들의 인연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들 중 막내인 정해민은 어쩐지 최근들어 이상했다. 무언가 숨기는 것 같으면서도 점점 겉도는 것 같았다. 몸이 좋지 않아 검진을 받긴 했지만, 정해민은 검진 결과가 좋다고 말할 뿐이었다. 결국 두슬기는 의사인 이지안의 연락을 받아 외출을 하는 정해민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정해민이 곧 죽을 시한부라는 것, 그리고 에어시티 이주권을 주는 해피에어권에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곧 죽을 이지안은 에어시티로 이주하지 않으면 6구역을 벗어나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하지만 법률이 달라져 에어시티에는 오로지 당첨된 사람 혼자만 갈 수 있다는 것. 좋은 곳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죽어갈 것인지, 혹은 조금이라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인지 정해민은 선택 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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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벤더의 귀가」


루나벤더는 블랙펄의 의식을 찾기 위해 오늘도 게임을 떠돌고 있었다.

백진주, 문보라, 고유리는 '헤븐나이츠'라는 가상현실 치료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블랙펄'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백진주는 자신의 뇌신경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게임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긴 시간동안 의식 연결이 끊겨 현실에서는 식물인간 상태로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루나벤더'인 문보라가 백진주의 의식을 찾기 위해 직접 게임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하지만 퀘스트를 완료하지 못하고 위험에 빠지게 된다.


'유리크리'인 고유리는 현실에 남아 그 둘의 진행상황을 관리했다. 문보라와 고유리의 친가족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죽음을 바라는 이들과 맞서며 그 둘의 귀환을 위해 묵묵히 현실을 지켜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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