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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미즈키 히로미 지음, 민경욱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귀여운 캐릭터와 병아리가 떠오르는 연노랑색. 초면에 이 책이 미스터리 장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라는 제목을 보고 '사회보험노무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일상 이야기 인 줄 알았다. 사실 처음에는 작가인 미즈키 히로미가 사회보험노무사이며, 일을 하며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 해주는 에세이인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작가 책 앞날개에 적힌 작가 소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무려 미즈키 히로미는 미스터리/호러 부분에서 여러 수상을 한 작가라는 것!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의 첫 장에 실린 「다섯 번째 봄의 병아리」 또한 제 6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오 세상에. 갑자기 일상물이 미스터리 추리물이 되버렸다.
주인공 아사쿠라 히나코는 대학을 졸업한 후, 여러 회사에서 파견사원으로 근무하다가 자격증을 따고 한 노무사사무소에 입사했다. 직원은 고작 히나코를 포함에 소장인 야마다, 소장의 아내인 모토코, 자녀를 둘 키우는 워킹맘인 니와씨가 전부인 아주 작은 사무소다. 하지만 노무사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히나코에게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며,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을 만나 앞으로의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책 제목의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에서 병아리'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아사쿠라 히나코의 별명이며(일본어로 병아리를 '히요코'라고 한다. 발음이 비슷하여 야마다노무사사무소의 니와씨가 히나코를 '병아리'라고 부른다), 나머지는 이제 갓 노무사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 책은 노무사 초년생 히나코가 여러 클라이언트를 만나며 여러 회사가 안고 있는 문제을 살피고 해결 하려고 노력하는 이야기다.
가장 흥미진진했던 이야기는 '하늘에 별이 없어', 이고 가장 짜증났던 이야기는 '장식보다, 불빛보다'이다.
회사의 사정과 직원의 사정, 그들의 갈등을 모두 풀어낸 이야기라 끊임없이 반전의 반전, 숨겨진 이야기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특히 '하늘에 별이 없어'는 불쌍한 줄 알았던 자살 미수의 그 직원. 알고보면 참......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나온다.
파견직원으로 생활하던 히나코의 이야기 '장식보다, 불빛보다'는 읽는 내내 짜증이나고 화도나고, 그리고 계약직의 현실이 이런게 아닐까 생각이 들며 서글퍼지기도 하다.
이런 종류의 미스터리는 처음본다. 현실 반영 100%의 신박한 이야기. 미스터리 장르 처럼 흥미진진하고 반전이 있으며, 현실 반영을 해서 그런지 일상과 밀접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 탓에 잘 모르기도 하며, 일본 도서이기 때문에 등장하는 회사 관련 법률 용어가 어렵기는 했다. 하지만 속도를 줄여서 차근차근 설명과 함께 읽어나가면 이해가 되면서 무척이나 재미있다.
모든 직장인들 화이팅을 외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