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 조선 - 우리가 몰랐던 조선의 범죄와 수사, 재판 이야기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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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선○○실록』 시리즈와 『정조와 채제공, 그리고 정약용』의 박영규 작가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크리미널 조선』은 조선시대에 일어난 여러 범죄와 그 수사에 관한 이야기로 살인사건과 성범죄사건 뿐만 아니라 절도나 폭행, 그리고 밝혀지지 않은 미제사건 까지 여러 분야의 범죄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책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정말 친절하게 조선의 사법기관과 3심제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현대와는 확실히 다른 방식의 수사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본문을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 꼭 읽고 넘어가길 추천한다.

책은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범죄 유형별로 분류가 된다.

1장 살인사건으로 본 수사와 재판 과정

사건 중심이 아닌 어떻게 고발이 되고 시신 검시는 어떻게 이루어지며, 피고의 변호나 최종 판결까지 도달하는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전체적인 '재판 과정'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2장 살인사건 파일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살인의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고, 처벌은 어떻게 했는지 다룬다. 살인사건 유형으로는 구타로 인한 죽음과 치정살인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3장 미제사건 파일

미제로 남은 사건들을 다룬다. 특히 <여종 백이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부분은 읽고 나서도 희한하다 싶었다. 비단 절도에서 시작된 이 사건에서 끝끝내 여종 백이가 죽었다. 그런데 비단 절도범과 그 내막은 밝혀졌는데 도통 여종 백이를 죽인 살인자는 밝혀낼 수 없었다. 뭘까, 미제사건은 예나 지금이나 찜찜함과 궁금증만 남긴다.

4장 성범죄사건 파일

조선시대는 남녀 차별이 심했던 시대이다. 그러므로 성범죄에도 남녀 차별이 적용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부분은, 예나 지금이나 범죄의 유형은 크게 바뀌지 않았구나 하는 것이었다. 낯도 두껍고 지저분하다. 사람의 어두운 면은 어찌되었은 다 똑같은 걸까. 특히 4장 성범죄사건 파일은 그러한 생각이 다른 부분보다 더 강하게 느꼈다.

5장 무고사건 파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죄를 만들어 씌운 사건과 무고죄로 밝혀졌을 때의 처벌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특히 <남편과 동생을 역적으로 고발한 여인>을 보고 헛웃음이 났다.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구나......

6장 절도·강도사건 파일

절도죄에 해당하는 사건과 처벌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홍길동과 임꺽정, 장길산의 이야기를 다룬 <조선의 3대 대도> 부분이 흥미진진했다. 조금 판타지 섞인 이야기를 읽다가 역사 기록에 의한 이야기를 보니 뭔가 현실적이기도 하며 색달랐다.

7장 위조사건 파일

위조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며, 조선시대에도 위조죄로 처벌받은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대개는 인장, 문서, 화폐, 신분증 등을 위조 한 경우였고 특히 화폐 위조가 많았다고 한다.

8장 폭행·방화·밀수사건 파일

지금과 다름없이 조선시대에서도 폭행은 가장 흔한 범죄였다고 한다. 또한 신분사회였기에 다른 범죄아 마찬가지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분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 대표적인 범죄이다.

9장 조선에만 존재한 범죄

9개의 장 중에서 가장 신기하기도 하고 흥미진진하기도 한 부분이다. 다른 장에서 소개된 범죄의 유형은 현대에서도 흔히 일어나고 있지만, 이 부분은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조선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범죄였기 때문에 '아,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 것이다. 9장에서는 '분경죄', '존장고발죄', '도망죄', 노인 미소지죄', '사치죄'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신분제도와 유교의 영향으로 생겨난 범죄 유형이다.


앞서 말했지만 사람의 어두운 면은 시간의 변화를 가리지 않는 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어쩌면 발전하면 발전했지, 사그라들지 않는 범죄의 세계.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책 내용은 여기까지만 하고, 책 표지가 너무 예뻐서 이 말을 남기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요즘 타이포그래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정말 뜬금없이), 이 책 표지를 가득 채운 'CRIMINAL 朝鮮' 타이포 그래피가 너무 예쁘다. 색깔도 정말 취향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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