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나뭇잎이 떨어지고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계절은 사람의 마음을 요동치게끔 만든다. 가을이 왔다. 떨어지는 나뭇잎과 함께 마음도 나락으로 떨어지고, 쌀쌀한 바람과 함께 외로움도 사무친다.
가을탄다 라는 말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요즘 참 심란하다. 딱히 삶에 큰 변화나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마음 한켠이 울렁거린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심리학 관련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가장 먼저 제목이 마음을 사로 잡았다.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문장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제목이다.
예전에 어디선가 세상에서 가장 큰 죄는 스스로를 죽인 죄라고 주워 들은 기억이 있다. 자살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글쎄, 요즘 세상에는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것을 죄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삶은 어렵고, 인간관계는 버겁고, 그 사이에서 마음은 점점 병들어 가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왔다. 이런 세상에서 스스로 죽음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은 유일하고 최선의 탈출구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항상 나를 '이기적인 애'라며 꾸짖었다. 그래서 항상 남의 눈에 잘 보이려고 행동했다. 선생님 말이라면 고분고분 따랐고, 친구들 부탁은 거절 하는 일이 없었다. 언제나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누군가의 뜻에 따랐다. 점점 내 세상이 타인을 중심으로 흘러 가는 것만 같다. 아직 많은 시간을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나 자신으로 있기 위해서는 이기적이기도 해야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동료, 친구, 가족......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에서 1순위로 두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왜 나에 대한 순위는 저 아래에 박혀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걸까. 타인에 맞춰가며, 타인의 눈치를 보고 결국에 나 자신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라는 말은 너무나도 적절하다. 타인의 말에 상처받으며, 세간의 유행에 맞춰가며, 상사의 말에 복종하며 결국 스스로 돌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결국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은 스스로임에도 말이다.
"부디 이 책이 나 스스로를 향한 다정함과 자기공감의 감성을 회복하는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 -1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