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의 로스트 타임 - 지연된 정의, 사라진 시간을 되찾기 위한 36개의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지음 / 김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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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꽤나 익숙한 이름이다. 즐겨보는 JT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의 제작, 진행자와 동일인물이기 때문에 아마 익숙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물론 동일 소재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 <PD수첩>등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꾸준히 찾아보는 것은 아니지만 즐겨보고 있다. 사건사고들을 다루며 깊게 파고드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잘 알지 못했던 사건을 잘 알게 해줌으로서 묘한 궁금증, 경각심, 그리고 분노를 느끼게 한다.

《이규연의 로스트 타임》은 이러한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TV화면이 아닌 책으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이미 알고 있던 사건들을 돌이키며, 또한 모르고 있던 사건들을 알아가게 되며 서럽고 아프고 화나는 감정기복의 과정을 겪게 된다.

탐사 저널리스트. 어두운 곳이나 억울한 사람들에게 조명을 비추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8p-프롤로그<누군가에겐 하나의 사건이 모든 삶이었다>中

사실 저널리스트, 기자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기 때문에(기레기라는 말은 잘 알지만) '탐사 저널리스트'라고 하는 단어가 낯설다. '어두운 곳이나 억울한 사람들에게 조명을 비추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직업'. 가만히 앉아서 또는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화면 안의 뉴스를 보며 화내고 슬퍼하는 사람 뒤에, 더이상 화내고 슬퍼하지 않기 위해 직접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30년간 탐사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마주한 사건의 기록이자 치열한 반성이다.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30여 건의 사건과 그만큼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작은 현대사'로 봐도 무방하다. 세상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이면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13p-프롤로그<누군가에겐 하나의 사건이 모든 삶이었다>中

책은 총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 많은 사건들의 속사정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다. 올해 일어난 버닝썬 사태나, 국민들 대부분이 촛불을 들고 일어났던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그리고 가슴아픈 세월호 사건 등 잘 알고 있는 사건들도 많았고, 대구 어린이 황산 테러 사건, 화성 연쇄 살인사건 등 TV나 인터넷에서 접해 어렴풋이 알고 있던 사건, 그리고 태어나기 전 역사 속에서 일어나 모르고 있던 사건 등 꽤나 다양한 구성이다.

최순실 게이트 사건을 다시 곱씹으며 또 다시 분노했고, 특히 세월호 사건에서 엉엉 울었다.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조금이라도 더 직접적으로 겪은 사건에 더욱 마음이 간다. 고3이었던 2014년 4월 16일, 돌아오지 못한 내 후배들과 은사님들을 아직 잊지 못한다. 사건을 깊게 파고들며 더욱 사건과 가깝게 지낸 탐사 저널리스트는 한 사건을 겪을 때 마다 얼마나 많이 분노하고 슬퍼할까.

10월 1일. 김영사에서 운영하는 '몸과마음의양식당'에서 이규연 저널리스트의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회 진행 중, 화성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인 이춘재가 자백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고 한다. 과연 탐사 저널리스트의 입장에서 그 소식을 듣고 어떤 마음이었을까.



탐사 저널리스트. 어두운 곳이나 억울한 사람들에게 조명을 비추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 P8

이 책은 30년간 탐사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마주한 사건의 기록이자 치열한 반성이다. 한국 사회를 뒤흔드는 30여 건의 사건과 그만큼의 주요 인물이 등장한다. ‘작은 현대사‘로 봐도 무방하다. 세상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이면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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