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클래식 컬렉션 세트 - 전4권 - 작은 아씨들 × 빨강 머리 앤 × 작은 공주 세라 × 하이디 걸 클래식 컬렉션 1
루이자 메이 올콧 외 지음, 고정아 외 옮김 / 윌북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이번 윌북 출판사가 출간한 '걸 클래식 컬렉션'에는 하이디와 작은 공주 세라(소공녀), 빨간 머리 앤, 작은 아씨들. 이렇게 총 4권의 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만 들어도 주로 소녀들의 추억을 불러 일으킬 만한 고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성 작가가 쓴 여성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소설. 번역에도 젊은 여성 번역가들이 참여해 주셨다고 해요.

또한 특이점이 있다면 소설가, 비평가 등 여성 작가들의 서평들이 본문이 시작되기 전에 실려 있습니다. 어렸을 적 이 책을 읽었던 추억, 생각, 요즘 시대에 주는 교훈 등 책에 대한 여러 방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더욱 재미있기도 했어요.

게다가 책 표지가 이렇게 예쁠 일인가요! 애나 본드가 디자인 한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책을 받자마자 너무 예쁘다고 몇 번이고 말하게 되는 구성이었습니다.

어릴 적 무척이나 좋아했던 고전 문학을 읽으며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성인이 된 후에 다시 읽게 된 이야기에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고 여러 교훈과 생각을 얻을 수 있는지 기대가 되는 책들입니다.


1. 작은 아씨들/루이자 메이 올컷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네 자매 중 누구를 모델로 삼아도 읽는 이들은 타인의 시선보다 내 안의 힘을 더 소중히 여기는 강인한 어른으로 무르익을 수 있ㅇ르 것이다. -13p(곽아람 기자의 추천의 글)"


네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아씨들>. 자매들의 성격도 취향도 그리고 능력 마저도 서로 달라 다양한 인간상의 모습을 그려낸 등장인물이 드러납니다.

그 중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왔을 주인공은 둘째인 '조'. 이상적인 여성적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당당하고 자유로운 조의 모습은 모든 여인들의 마음에 동경을 심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곽아람 기자님은 첫째 메그에게 관심을 주었다고 합니다. 맏딸이라는 점이 기자님과 같았고, 이야기 속에서도 미인이라고 언급되지만 천상 여자다운 성격에 별 다른 직업 없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은 요즘에 들어 더욱 흐릿한 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여성들의 모습을 대표하고 있는 모습이라 기자님의 기억에 오래 남아있는 것일 테지요.


저는 셋째, 몸이 약해 이른 나이에 요절해 버린 베스가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읽은 이 시점에도 베스가 가장 좋군요. 매사에 불평없이 묵묵히 일을 하고, 소심하지만 피아노에 열정을 쏟아 붓는 모습이 언제나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사람 앞에 당당하지 못한 저의 모습을 투영했을 수도 있겠군요. 그럼에도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에 마지막 열정을 붓는 모습을 닮고 싶었습니다.


2. 작은 공주 세라/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어린 시절 처음으로 '책 속 주인공을 현실에서 꼭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 인물이 바로 세라였다. -7p(정여울 작가의 추천의 글)"


'소공녀'라는 제목으로 더 익숙한 <작은 공주 세라>.

꼭 현실에서 만나보고 싶은 주인공으로 꼽은 정여울 작가님의 심정이 무척이나 잘 이해되는 책입니다.


이번 윌북에서 출간 된 걸 클래식 컬렉션에는 '하이디, 빨강 머리 앤, 작은 아씨들, 작은 공주 세라'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저도 가장 닮고 싶고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캐릭터가 <작은 공주 세라>의 주인공 세라 입니다.


돈 많은 아버지 밑에서 자라 기숙 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대접 받고 산 세라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마자 학교의 하녀로 전락해 버립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아무리 낡은 옷을 입고 있더라고 스스로 공주로 생각하며 떳떳하고 당차게 생활하는 세라의 모습은 언제나 인상깊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이상적인 공주님. 철없게 굴지도 않고 자신의 모습에 주눅들지도 않으며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언제나 마음 속에 품고 있습니다.


3. 빨강 머리 앤/루시 모드 몽고메리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로 재탄생 하고, 감성 에세이의 주인공으로도 발탁 된 빨강 머리 앤. 최근에는 테마 전시회도 개최된 듯 합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써주신 이다혜 작가님은 빨강 머리 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리고 저도 마찬가지. 게다가 저는 책을 다시 읽어도 철 없을 적의 앤은 아직까지 마음에 들지 않아요.


본래 남자 아이를 원한 커스버트 남매의 집에 입양된 앤은, 그린게이블스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빨강 머리 앤'이라고 한다면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당당함의 대명사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하지만 어쩐지 철 없는 앤은 도가 넘었다고 해야할까요.


하루하루 어떤 일을 벌이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무척이나 말썽쟁이인 앤은 종종 독자의 입장에서 눈썹이 찌푸려 질 정도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으로도 보입니다. 그럼에도 마을 사람들에게 예쁨 받는 것, 책을 뛰어넘어 현실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기억되는 것. 참 이상한 일입니다. 저 말썽쟁이! 라고 투덜거리며 책을 읽었을 때는 언제고, 책을 덮고나면 왠지 생각나는 캐릭터 입니다.


4. 하이디/요한나 슈피리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하이디'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알프스 산 위의 통나무 집에 처음 온 순간 자신이 살아야 할 곳이 어디인지, 자신에게 잘 맞는 공간이 어디인지를 벌써 알아차린 듯 보인다. -8p(조경란 작가의 추천의 글)"


5살, 이모의 손에 이끌려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알프스 산에 오게 된 하이디는 앞으로 자신이 살아 갈 그 장소가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나무가 흔들리는 소리, 염소가 뛰어놓는 들판, 산 뒤로 사라지는 태양. 하이디는 처음 알프스 산에 왔을 때 부터 '자신의 장소'를 스스로 깨달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잣집 딸의 친구로 제제만씨의 저택에 가게 되었을 때에도 하이디는 마냥 신나지만은 않았습니다. 언제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알프스 산의 모습이 하이디를 좀먹기 시작했고, 결국 하이디는 향수병과 몽유병에 걸리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마음씨 좋은 제제만 가족 덕분에 알프스 산으로 돌아가게 된 하이디는 다시 건강해 지고, 마을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았던 하이디의 할아버지 '알프스 삼촌' 또한 점점 마을로 돌아가게 됩니다. 자신의 친구가 그리워 알프스로 놀러 온 클라라 또한 알프스 산에서 건강을 되찾고 스스로 두 발로 일어서 걸을 수 있게 되죠.


'내가 돌아갈 장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돌아갈 장소 라는 것은 단순히 '집'이라는 개념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오로지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장소. 과연 나에게 그러한 장소가 존재 하는 가. 많은 의문을 가지고 끝마친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