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를 못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
야마다 에이미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2월
절판


"나는 말이야, 다른 사람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
그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그래? 뭘 생각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물었다.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거야."
그의 대답에 우리는 웃었다. 생각하다가 벽에 부딪치면 그 상황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는 말일까. 자신이 왜 지금처럼 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한다는 그의 말에 으스스 한기가 돌았다. 나같이 생각하기 싫어하는 인간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이를테면 걸어갈 때 오른발을 내밀고 난 다음에는 왼발을 앞으로 내밀어야 한다는 걸 매법 확인하려 한다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없을 것이다. 생각하는 행위는 그것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도 동작의 하나다. 몸이 시켜서 하는 일이다.-13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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