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만나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병모 옮김 / 세시 / 2005년 5월
구판절판


내 알레르기는 정말로 심각했다. 이처럼 증상이 심각한 여자 알레르기는 마치 어머니 태내에서부터 생겨난 유전이 아닌가 하고 의사들도 믿기지 않는듯 말하고 있었다.
나를 중심으로 반경 이 미터 이내의 원 안에는 어느 누구도 침입하지 못했다. 원 안에 여자가 들어오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일어났다. 눈물샘이 부어 눈물이 나고 출혈되었다. 여기저기에서 몸이 자꾸 가려워 손톱으로 긁었다. 손톱 자국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손톱을 다른 방향으로 두세 번 긁으면 마치 그물 모양처럼 자국이 생겼다. 또 머리도 가려웠다. 충분히 긁어 가려움이 없어지도록 했다. 머리털이 정말 많이 빠졌다. 재채기도 나오고 콧물도 나왔다. 목구멍이 부어올라 호흡마저 제대로 안 되었다. 목에서 마치 피리를 부는 것처럼 '북북-'하고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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