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라 수선화 - 창비소설집
공선옥 지음 / 창비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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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내게 '인생'을 이야기해온다면 나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진정 인생을 아느냐고. 나는 일곱살 그해 겨울, 캄캄한 변소간 속에서 우리 인생에서 일컬어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알아버렸노라고. 사랑도 미움도 기쁨도 슬픔도 나는 그 순간에 다아 알아차려버렸노라고. 심지어 살의의 유혹을 물리치는 방법까지도.
-99쪽

습기 먹은 상현달이 무거운 구름장을 재빠르게 벗어나와 혜자의 조그만 들창 안을 살짝 들여다보고는 달아났다. 달님이 들여다보는 줄도 모르고 잠든 혜자 얼굴이 어둠 속에서 달빛처럼 말갛게 떠올랐다.-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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