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그늘 아래
존 차 지음, 문형렬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0월
구판절판


그러나 어머니에게는 달랐다. 어머니는 어쨌든 도산의 아내였다. 그래서 홍사단 사람들도 그녀를 가볍게 대할 수 없었다. 비록 그들이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일들을 엿보고자 하더라도 아버지로부터 온 어머니의 편지는 어머니만의 것이었다. 어머니는 도산이 진정으로 뜻하고자하는 바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고,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어머니는 그 뜻을 그들에게 말해주곤 했다. 그러나 그들은 일본 관리들이 도산이 쓴 모든 편지를 감시하고 읽기 때문에 아버지의 편지에는 자신들을 위한 암호화된 어떤 지참이 담겨 있다고 어머니와 언쟁하곤 했다.
수산은 1만 마일 밖에서 아버지가 자신의 손가락으로 만들어놓은 편지지의 주름을 따라 편지를 깨끗이 접었다. 그리고서 그녀는 편지를 다시 봉투 속에 집어넣었다. 봉투에서 그녀는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영어로 쓴 아버지의 친필을 보았다. 아버지는 참으로 깔끔한 필치를 가졌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가 졸업한 뒤 조선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버지의 바람이라 생각했다.
'아버지는 내가 그곳에서 가르치기를 원하실 거야.'
-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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