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학교 1
김옥주 지음 / 인간과자연사 / 2006년 1월
절판


호제는 바로 일어나는 법이없다. 일단 반아이들을 한번 휘둘러보고는 씨익 웃었다. 꼭 대단한 답을 말할 것처럼 천천히 일어나서 시선을 모은후에 낮고 음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르겠는데요. 질문의 내용이 어떤것이든 한결같은 대답이었다. 그러면 다른 아이들이 조심스럽게 웃었다. 윤선생이 눈을 부라리고 정색을해도 호제는 얼굴 근육을 있는대로 풀어놓은 상태에서 웃음기만 덧붙였다. 웃고있는 호제 앞에서 화를 내는것은 약오르는 일이었다. 레퍼토리 좀 바꿀 수 없나? 대중가수가 신곡을 발표하지 못하면 대중에게서 잊혀질걸. 호제는 눈을 초승달처럼 만들면서 웃었다. 성용이도 힘들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성용이는 학년 수석으로 진급한 녀석이었다. 그런데 3학년이 되어서는 도무지 성용이같지 않았다. 분명히 영특하긴 한데 무엇을 생각하는지 수업 시간에는 노골적으로 딴청을 피웠다. 아예 윤선생은 안중에도 없다는듯이 옆으로 돌아앉아 이야기를 하며 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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