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블루스
김재순 지음 / 뿌리출판사 / 2003년 6월
장바구니담기


통장에 있던 돈 삼백만원을 탈탈털어 빌려주고 나서 우리는 역삼동에 있는 LG아트 센타에서 리투아니아 연극을 감상했다. 눈이 내리는 무대에 커다란 눈덩어리가 하나 놓여있고 그것이 배우들의 대사를 알아들지 못해서 음악과 무대를 꽉 채우는 에너지의 기운만 전해졌다. 그날은 유쾌했다. 이혼한 후, 나는 자폐증같은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영희를 만나며 조금씩 그 우물가에 기어나오고 있었다. 사랑을 노래하는 시를 몹시 싫어하는 이유도 남자에 대한 환멸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었다.-1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