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번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0년 9월
구판절판


오늘까지 끝내야 할 논문이 있어서 지난 며칠간 잠을 설쳤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을 하는데 마치 쇠가죽에 수채화 그리듯 제대로 먹질 않는다. 허겁지겁 밥을 먹으며 1교시 영작시간 수업을 준비하다가 책에서 재미있는 질문을 발견했다. 어느부자가 공원을 산책하다가 벤치에서 웅크린채 자 있는 거지를 발견했다. 부자는 거지의 소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거지에게 소원을 묻자 거지는 단 하룻밤만이라도 따뜻한 잠자리에서 자 보는것 이라고 했다. 부자는 그날부터 거지가 최고급 호텔에서 잘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다음날 부자가 호텔에 가보니 거지는 다시 공원의 벤치로 돌아가고 없었다. 왜 돌아왔느냐고 묻는 부자에게 거지가 무엇이라고 대답했겠는가? 수업게 들어가 이 질문을 하자 학생들은 제각기 기발하고 재치있는 대답들을 했다. 자리가 바뀌어 잠을잘수 없었다. 부자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서 자존심이 매우 상했다. 편한데서 자보니 더이상 꿈이 없어졌다. 차라리 돈으로 달라. 등등... 그런데 갑자기 민식이가 큰 소리로 말했다. 한번 거지는 영원한 거지다! 학생들은 와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말 식으로 영어를 한다 하여 별명도 미스터 콩글리쉬 인 민식이가 이번에는 완벽한 영어로 대답 한건 거지는 영원한 거지다 참으로 실소를 금할수 없는 대답이다. 하지만 꽤 그럴듯한 메시지가 숨어 있는 말이기도 했다. 타고난 운명은 거역할수 없고 어쩔수없이 순응해야 한다는 운명철학을 담고 있는 명언 아닌가? 거지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나는 이 단어가 연상시키는 불결함 남루함 슬픔 고독 절망 등과 함께 오래전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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