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기술 Simple Life - 삶의 무게를 줄이는
이름트라우트 타르 지음, 배인섭 옮김 / 미래의창 / 2005년 12월
절판


선을 수행하는 두 명의 승려, 탄잔과 에키도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들은 순례를 하는 도중 어느 개울가에 이르게 되었다. 개울가에는 한 아름답고 젊은 여인이 비단 옷을 입고 서 있었다. 세찬 비로 인해 개울물이 위협적으로 불어 넘칠 듯 흘러 개울을 건너기란 매우 힘들었다. 에키도는 재빨리 눈을 돌려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이와는 달리 탄잔은 전혀 주저하지 않고 한 마디 말도 없이 여자를 품에 안고 개울을 건너가 여자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두 승려는 말없이 다시 걷기 시작했다. 십오 분이 지나고 삼십 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났다. 그때 에키도가 갑자기 말을 터뜨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탄잔! 너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승려의 규율을 깨뜨리고 말았다. 도대체 어떻게 그 아름다운 처녀에게 눈길을 주고, 은밀하게 접촉하고, 개울 건너까지 안아 줄 수 있단 말이냐?" 탄잔이 나직하게 대답했다. "나는 개울가에 그녀를 내려놓았네. 그런데 자네는 아직도 그녀를 안고 있군."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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