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재발견 2 - 마케이누(負け犬)의 절규
사카이 준코 지음, 김경인 옮김 / 홍익 / 2005년 12월
절판


아줌마가 된다는 얘기는 곧 ‘이제 이만하면 됐어!’ 하고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낳을 것도 다 낳았으니 더 이상 이성을 유혹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비린내 나는 남녀세계에서 기회만 있으면 어찌해볼까 궁리하는 것도 이젠 지겹다. 그리하여 뮬(발뒤꿈치에 끈이 없는 여성용 샌들 - 역주)도 탱크탑도 잘빠진 바지도, 그녀들은 다 버리고 말았다. 전철 안에서 진짜 아줌마들을 보고 있으면 나는 가끔은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남자에게 인기가 없다는 고민 같은 것은 이미 오래 전에 털어버린 것 같은 그녀들은 마음껏 웃고 마음껏 먹고 마음껏 늙을 수 있다. 그에 비하면 나는 어떻게 하면 예뻐 보일까, 어떻게 하면 호감을 얻을 수 있을까 등등 한심하기 짝이 없는 생각들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지 않은가? 아줌마에 비하면 그런 내가 훨씬 초라하고 저속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아줌마의 세계로 발을 내딛을 용기는 아직 없다. 그리고 역시 같은 또래 친구들이 아줌마가 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아줌마가 될 수 있는 그녀들의 행복이 부럽기는 하디만, 지금은 아줌마화 방지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 그 실천을 위한 엄격한 지도를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