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0월
구판절판


"상처 입는 것에 관해 얘기하지면"
물수건으로 입술을 닦고 나서 코우지가 말했다.
"누구든 태어난 순간에는 상처 입는 일이 없어.
나, 그 점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예를 들어 어딘가 불편한 몸으로 태어나거나,
몹쓸 부모를 만난다 해도, 녀석이 태어난 순간에는 아무 상처도 입지 않아.
인간이란 모두 완벽하게 상처 없이 태어나지, 굉장하지 않아?
그런데, 그 다음은 말야.
상처뿐이라고 할까, 죽을때까지
상처는 늘어날뿐이잖아, 누구라도"
토오루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처 주는 게 좋은 건 아니잖아."
코우지는 다시 입끝을 움직여 웃었다. 그 웃음이 토오루는 어쩐지 딱해 보였다.
상처를 늘리고 있는 것은 코우지 쪽인양. 코우지는 세 잔째 맥주를 주문한다.
"상처 주어도 좋다는 말이 아니잖아.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거야."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인다.
"누구든 상처 입을 수 밖에 없는데,
그런데도 상처 입은 것에 저항하는거야. 여자들은



-3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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