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구판절판


메미의 지금 나이가 옛날 아오이의 나이와 같은 탓에, 나는 마치 학생 시절처럼 아오이와 걸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입을 다물고 있는 메미는 점점 아오이에 접근해 간다. 아오이는 필요한 말 이외는 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결말이 나 버린 것일까....그 때 그녀의 기분을, 지금이라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필요 때문에 입을 열어야 할 일은 사실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이 거리에는 늘 비처럼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25쪽

'나는 아오이가 없는 공간을 메워 주려고 쥰세이를 사랑한 게 아냐. 쥰세이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난 이렇게 살 수없어. 더 이상 모욕당하기 싫단 말이야.'
-167쪽

개찰구를 뚫고 들어서자, 국제특급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 햇살을 받아 강철의 차체는 둔탁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유럽 횡단철도의 웅장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나는 레일 앞쪽을 바라보았다.
이 열차가 나를 데리고 가는 그곳에서 조용히 나를 기다리고 있을 새로운 백 년을
살아갈 것을 맹세하면서.
'새로운 백 년.'
크게 심호흡을 하고 유럽 국제특급의 트랩에 오른발을 올렸다.
-25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