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탐정 사무소의 경우 말이죠. 게다가 여자가 탐정이 될 수 있습니까?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못 할 것도 없죠."
그녀가 말했다. 음마 라모츠웨는 변호사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지못한다는 이야기는 들어 봤지만 이제야 그 이유를 똑똑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남자는 너무나 자신만만했다. 그녀가 무엇을 하든지, 그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녀의 돈이고, 그녀의 장래다. 게다가 자기 바지 지퍼가 열린 것도 모르는 주제에, 여자가 어쩌고 운운할 자격이 있단 말인가! 확 말해 버릴까 보다.
"여자들이야말로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할 줄 알죠."
그녀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자들이야말로 보는 눈이 있고요. 애거서 크리스티 모르세요?"
변호사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말씀입니까? 물론 알죠. 그래요, 옳은 말씀입니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눈썰미가 좋아요. 여자들 눈썰미가 좋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요.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라는 간판을 보면,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여자는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할 거예요. 여자들이니까요."
변호사는 턱을 쓰다듬었다.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네. 그럴지도 모르죠."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그 지퍼 말인데요, 아마 모르고 계신 것 같은데..."-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