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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황승희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평점 :
3년 전,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때 우리 가족은 주말 농장을 시작했다. 땅은 참 신비로웠다. 그저 모종을 심어 물을 주고 주말에 한번 가서 돌보았더니 쑥쑥 자라났다. 가지, 상추, 토마토는 잘 자라 주었지만 고추는 타 들어가듯 전부 시들어 버려 실패했다. 모종이 자라는 동안에는 딸도 별로 관심을 주지 않더니 아기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서 수확할 때가 되자 딸은 무척 즐거워 했다. 주차도 힘들고 일하고 나면 힘이 쭉 빠졌지만 무척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래서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를 읽으며 공감을 많이 했다. 농사는 힘이 들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사이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어쩌다 보니 몸안에 치료 목적으로 금속을 다 심고 있는 일명 사이보그 가족은, 딸이 50대에 조기 은퇴 해 부모님과 함께 밭농사를 일군다. 이 책은 그 경험에 관한 에세이다. 농사를 하겠다고 나서자 사회에선 베테랑이었던 황승희 작가는 좌충우돌이다. 농사에서는 역시 초보였다. 그 과정을 잘 극복하고 성실한 땀방울의 결실인 농작물을 얻기 까지의 과정. 특히 가족들과의 애정과 애환이 잘 그려져 있다.
내가 특히 공감한 부분은 어머니와의 이야기였다. "엄마와 딸은 서로가 친정이다." (106페이지)라는 구절이 특히 와닿았다. 너 같은 딸 낳아보라며 가슴을 치기도 하고, 우리 엄마는 나만 미워한다며 툴툴 거리며 자라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 돌아갈 곳은 가족 뿐이라는 걸 이 구절이 잘 담고 있었다.
게다가 독거인끼리의 주거방식을 고려해본다는 작가님의 아이디어는, 사실 내가 수십년 전부터 생각했던 사업 아이템인데, 동지를 만난 것 처럼 기뻤다.
이제 시골에는 농사 지을 수 있는 노인과 농사를 지을수 있는 노인으로 나뉘어 진다고 한다. 출산율이 줄고 고령화가 진행됨과 동시에 젊은이는 한결같이 수도권으로 몰려들면서 농촌이 늙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 가족이 함께 도란도란 농사를 짓는 이야기가 소박하면서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푸른향기 서포터즈 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