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촌 한국추리문학선 21
고태라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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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녀들이 모여 사는 무곡리에서 양기를 지닌 소년 금가야가 태어난다. 당주 강춘례와 며느리 이옥화가 굿과 금기로 균형을 지키려 하나, 정월 행사의 참사가 질서를 흔든다. 봉인에서 풀린 악신의 기운이 가족과 공동체를 위협하는 가운데, 떠돌이 민속학자 민도치가 마을에 들어와 사건의 실체를 추적한다.


도치는 이성적 추리로 실마리를 찾으려 하지만, 무곡리는 논리의 바깥에서 움직이는 세계라 단서마다 벽에 부딪힌다. 금가야를 둘러싼 욕망과 공포가 뒤엉키며 마을은 점점 파국으로 향한다.


🛤 전통적인 오컬트 미스터리라고 하면 흔히 무겁거나 과장된 톤을 떠올리지만, 『무녀촌』은 오히려 절제된 문장과 촘촘한 단서 배치로 긴장을 끝까지 유지하고 있어 마지막 페이지까지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진심 존잼!!!!


🛤  초반에는 무당촌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초반에 당주 '강춘례'가 사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장례식에 떠돌이 학자 '민도치'가 찾아오며 사건을 무속이 아닌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추적하게 된다. 그러나 주술이 지배하는 세계와 그의 이성은 좀처럼 맞닿지 않는다.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흩어진 퍼즐이 한 점으로 수렴하며 모든 것이 맞물린다. 미스터리·오컬트 장르는 늘 결말이 궁금한데, 이번에도 끝부분을 숨 가쁘게 읽어 내려갔다. 결말이 궁금해서 완전 몰입해서 읽은 듯!

 

🛤  결국 『무녀촌』은 “논리와 신앙”이라는 이질적인 두 축의 대립을 볼 수 있다. 이 대립이 단순한 갈등을 넘어서 장르적 실험으로까지 확장되는 지점이 아주 좋았다. 추리소설의 언어로 번역되지 않는 세계, 그럼에도 계속해서 추리하려 애쓰는 시선. 그 아이러니가 작품의 긴장을 끝까지 붙잡아 줬다. 💕


🛤 고태라 작가님의 『무녀촌』은 작가님께서 탐구해 온 민속학 세계관의 정수를 담아낸 결정판으로 토속적인 본격 미스터리를 전개하고 있다. 무속마을에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자연스레 머릿속에 영화나 드라마의 장면처럼 모습이 잘 그려졌다.


진심 무속신앙과 명리학, 풍수지리, 그리고 오컬트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어 더 극적이고 재밌었다. 나중에 영화로 만들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을 정도. 퇴마록처럼 만화로라도 만들어도 좋으니 제발...!!


안 읽은 사람 여름 가기 전에 서둘러 읽으세요!!👍



"자질만으로 걸물이 탄생한다면 세상은 군자로 넘쳐잘 것이다. 무당이 무엇이더냐. 자기 속이 타들어 갈 것처럼 쓰라려도 힘든 이를 웃겨주고, 더없이 즐거워도 슬픈 이의 손을 잡고 울어주는 것이다. 귀신이 진저리나게 무서워도 외로운 넋이 보이면 함께 놀아주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을 하고 신의 가면을 쓰다가도, 때로는 신의 얼굴에다 사람의 가면을 덧씌우면서 산 자와 죽은 자를 돌보는 것이 무당이다. 춘하추동 담백해도 모자란 운명인데 진심은 없고 사심만 있는 사람이 어찌 무당이 될 수 있겠냐."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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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 - 스토아 철학으로 배운 이 세상을 수영하는 법
정강민 지음 / 들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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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는 정강민 작가님이 600일 넘게 수영장을 오가며 기록한 일상의 철학을 담는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수영장으로 향하고, 차가운 물에 몸을 던지는 순간 복잡한 생각이 사라진다.


단순히 수영 훈련을 넘어, 호흡과 리듬 속에서 삶의 질서를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스토아 철학은 멀리 있지 않고, 물속에서 반복되는 호흡과 동작처럼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 'P 63.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사건이 벌어지길 기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일어나기를 바라라. 그러면 인생이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다.'


작가님께서 자유형 호흡을 배우며 몸으로 체득한 깨달음을 나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워 보이던 동작도 해내는 순간 두려움은 사라진다는 그 느낌!!


작가님은 조급함에 리듬이 깨질 때마다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호흡을 고르며, 삶 역시 그렇게 균형을 회복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 수영의 동작은 삶의 은유가 된다. 빠르게만 가려다 지치는 자유형, 천천히 꾸준히 나아가는 평영, 한 번의 플립턴으로 방향을 바꾸는 용기, 모두가 살아가는 태도의 다른 얼굴이다.


작가님은 수영장에서 몸을 단련하며 동시에 마음을 단련한다. 삶은 명확성과 반복 훈련이 더해질 때 단순해진다고 강조한다. 그 단순함 속에서 불필요한 고민은 가라앉고 필요한 것만 남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 책을 읽다 보면 수영장이 더 이상 운동의 공간만은 아니다. 물속에서는 모든 것이 단순해지고, 필요한 것은 오직 호흡과 움직임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세네카의 철학은 먼지 낀 고전 속 문장이 아니라, 물속에서 몸으로 체득하는 현재진행형의 훈련이 되는 것이다.


🏊‍♀️ 수영장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는 책이다. 요즘 수영에 관심 생겨서 수업을 들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 책을 읽고 더욱더 배워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매번 고민만 하다가 포기하는 나 자신에게 용기와 위로를 준 도서❤


『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는 결국 삶을 살아내는 방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가볍게 철학을 접할 수 있는 도서라서 철학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페이지도 많지 않고, 에세이 형식이라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

거기에 철학자의 말까지 함께 읽을 수 있어서 더욱더 유익한 느낌 한가득이었음!


시간과 에너지를 계속 투입하여 꾸준히 우상향하는 성장곡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승했다가 하강하고 다시 상승하는 양상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왔음을 볼 수 있따. 결국 그 모든 과정 속에서 평균값은 계속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두려워한다. ‘씨를 뿌렸는데 열매를 맺지 못하면 어떡하지? 그러면 너무 억울하잖아.‘ 하지만 두려움 속에서도 씨앗은 계속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정체되거나 후퇴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니 그런 느낌을 받을 때는 오히려 기뻐하면 된다. 이는 씨를 뿌리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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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다 2
제인도 지음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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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와  『어나더: 또 다른 너』 등으로 열광적인 호응을 받은 제인도 작가님께서 무속과 민간 신앙을 소재로 한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누가, 있다』 시간을 출간했다!!!


🏡 엄마를 잃고 홀로 살아가던 소희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고모의 죽음 소식을 듣고 뜻밖의 유산을 받게 된다. 낯선 시골집, 부적과 명두 같은 불길한 물건들, 그리고 처음 만난 사촌들. 가족의 온기를 느끼기도 잠시, 집 안에서는 알 수 없는 풍경 소리와 기묘한 흔적이 나타난다. 사촌들이 하나둘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며, 집에 서린 저주의 그림자가 점차 드러난다.


이어지는 2권에서 소희는 고모의 건물 2층으로 이사하게 되고, 위층 세입자의 지나치게 친절한 환대 속에서 새로운 불안과 마주한다. 따뜻함과 섬뜩함이 뒤섞인 그 공간은 점차 “누군가, 있다”라는 제목처럼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 읽는 내내 ‘집’이라는 안전한 공간이 가장 두려운 장소로 변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1권에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사실은 탐욕과 비밀로 얽힌 저주의 매개체로 그려지며, 전통적인 무속 세계관과 현대적 공포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흔히 오컬트라 하면 서양의 악령이나 신부의 구마 의식을 떠올리는데, 여기서는 부적, 명두, 신내림 같은 한국적인 소재가 중심이 되어 훨씬 현실적이고 섬뜩하게 다가온다.


🏡 2권으로 넘어오면서 공포의 무대가 한층 좁아진다. 시골집에서 도심의 건물로, 그리고 소희의 일상 깊숙한 곳으로 파고드는 저주는 독자를 더 숨 막히게 만든다. 위층 세입자가 내어주는 음식과 친절은 표면적으로 따뜻하지만, 그 뒤에 감춰진 불길한 기운이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했다. 흔히 “낯선 친절은 경계하라”는 말이 있는데, 책 속 장면들은 그 경계심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 두 권을 연달아 읽으니 서사가 하나의 큰 그림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귀신이 나오고 놀라는 식의 공포가 아니라, 전통 신앙과 가족 서사, 인간의 욕망이 얽히면서 만들어내는 무게감 있는 공포다. ‘누가 있다’는 말은 결국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두려움, 그리고 인간 안에 잠재된 어두운 면을 가리키는 듯했다.


🏡 여름밤, 불 꺼진 방에서 혼자 읽으면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책. 공포 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진심 후회하지 않을 소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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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있다 1
제인도 지음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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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남편이 돌아왔다』와  『어나더: 또 다른 너』 등으로 열광적인 호응을 받은 제인도 작가님께서 무속과 민간 신앙을 소재로 한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누가, 있다』 시간을 출간했다!!!


🏡 엄마를 잃고 홀로 살아가던 소희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고모의 죽음 소식을 듣고 뜻밖의 유산을 받게 된다. 낯선 시골집, 부적과 명두 같은 불길한 물건들, 그리고 처음 만난 사촌들. 가족의 온기를 느끼기도 잠시, 집 안에서는 알 수 없는 풍경 소리와 기묘한 흔적이 나타난다. 사촌들이 하나둘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며, 집에 서린 저주의 그림자가 점차 드러난다.


이어지는 2권에서 소희는 고모의 건물 2층으로 이사하게 되고, 위층 세입자의 지나치게 친절한 환대 속에서 새로운 불안과 마주한다. 따뜻함과 섬뜩함이 뒤섞인 그 공간은 점차 “누군가, 있다”라는 제목처럼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 읽는 내내 ‘집’이라는 안전한 공간이 가장 두려운 장소로 변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1권에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사실은 탐욕과 비밀로 얽힌 저주의 매개체로 그려지며, 전통적인 무속 세계관과 현대적 공포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흔히 오컬트라 하면 서양의 악령이나 신부의 구마 의식을 떠올리는데, 여기서는 부적, 명두, 신내림 같은 한국적인 소재가 중심이 되어 훨씬 현실적이고 섬뜩하게 다가온다.


🏡 2권으로 넘어오면서 공포의 무대가 한층 좁아진다. 시골집에서 도심의 건물로, 그리고 소희의 일상 깊숙한 곳으로 파고드는 저주는 독자를 더 숨 막히게 만든다. 위층 세입자가 내어주는 음식과 친절은 표면적으로 따뜻하지만, 그 뒤에 감춰진 불길한 기운이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했다. 흔히 “낯선 친절은 경계하라”는 말이 있는데, 책 속 장면들은 그 경계심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 두 권을 연달아 읽으니 서사가 하나의 큰 그림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귀신이 나오고 놀라는 식의 공포가 아니라, 전통 신앙과 가족 서사, 인간의 욕망이 얽히면서 만들어내는 무게감 있는 공포다. ‘누가 있다’는 말은 결국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두려움, 그리고 인간 안에 잠재된 어두운 면을 가리키는 듯했다.


🏡 여름밤, 불 꺼진 방에서 혼자 읽으면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책. 공포 소설을 좋아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진심 후회하지 않을 소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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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죽었대
리안 장 지음, 김영옥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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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부모의 죽음으로 갈라진 쌍둥이 자매, 줄리와 클로이. 줄리는 가난한 친척 밑에서 학대받으며 자라나고, 클로이는 백인 부부에게 입양돼 화려한 인플루언서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줄리는 언니 클로이에게서 “미안해”라는 전화를 받고 그녀의 집을 찾는다.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건 언니의 싸늘한 시신. 경찰이 “죽은 사람이 줄리인가요?”라고 묻는 순간, 줄리는 곧장 언니의 삶을 대신 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언니의 완벽해 보였던 세계 속엔 상상도 못한 어둠과 비밀이 도사리고 있는데..


⚡ 이 소설은 시작부터 강렬하다. 쌍둥이라는 설정만으로도 긴장감을 주는데,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의 자리를 바꾸는 순간 독자도 함께 ‘정체성 게임’ 속으로 던져진다. 줄리가 언니의 삶을 훔치려 할 때 느껴지는 공포와 동시에, 그 선택에 묘하게 공감하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불행 속에서 살아온 아이가 처음으로 잡은 ‘기회’가 언니의 죽음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면서도 끔찍하게 현실적이었다.


⚡ 작품이 흥미로운 건 단순 스릴러가 아니라, ‘정체성’과 ‘욕망’을 다룬다는 점이다. 줄리는 클로이의 화려한 세계 속에서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 나 또한 “내가 줄리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단순히 언니의 삶을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언니가 감추고 있던 상처와 비밀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과정이 압도적이다.


⚡ 특히 좋았던 건 빠른 전개와 강렬한 심리 묘사다. 영화로 만든다면 정말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가 될 것 같다. 언니의 집에서 처음 시체를 발견하는 장면부터 경찰에게 답하는 순간까지, 단 몇 장면 만으로도 독자를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히 누가 죽였는가의 미스터리가 아니라, “나는 누구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 ‘J가 죽었대’는 섬뜩하지만 매혹적인 소설이다. 정체성을 잃은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 그리고 욕망 때문에 스스로를 잃어가는 과정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스릴러를 좋아하고 인간 심리의 어두운 구석을 탐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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