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가 죽었대
리안 장 지음, 김영옥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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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부모의 죽음으로 갈라진 쌍둥이 자매, 줄리와 클로이. 줄리는 가난한 친척 밑에서 학대받으며 자라나고, 클로이는 백인 부부에게 입양돼 화려한 인플루언서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줄리는 언니 클로이에게서 “미안해”라는 전화를 받고 그녀의 집을 찾는다.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건 언니의 싸늘한 시신. 경찰이 “죽은 사람이 줄리인가요?”라고 묻는 순간, 줄리는 곧장 언니의 삶을 대신 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언니의 완벽해 보였던 세계 속엔 상상도 못한 어둠과 비밀이 도사리고 있는데..


⚡ 이 소설은 시작부터 강렬하다. 쌍둥이라는 설정만으로도 긴장감을 주는데,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의 자리를 바꾸는 순간 독자도 함께 ‘정체성 게임’ 속으로 던져진다. 줄리가 언니의 삶을 훔치려 할 때 느껴지는 공포와 동시에, 그 선택에 묘하게 공감하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불행 속에서 살아온 아이가 처음으로 잡은 ‘기회’가 언니의 죽음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면서도 끔찍하게 현실적이었다.


⚡ 작품이 흥미로운 건 단순 스릴러가 아니라, ‘정체성’과 ‘욕망’을 다룬다는 점이다. 줄리는 클로이의 화려한 세계 속에서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 나 또한 “내가 줄리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단순히 언니의 삶을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언니가 감추고 있던 상처와 비밀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과정이 압도적이다.


⚡ 특히 좋았던 건 빠른 전개와 강렬한 심리 묘사다. 영화로 만든다면 정말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가 될 것 같다. 언니의 집에서 처음 시체를 발견하는 장면부터 경찰에게 답하는 순간까지, 단 몇 장면 만으로도 독자를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히 누가 죽였는가의 미스터리가 아니라, “나는 누구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 ‘J가 죽었대’는 섬뜩하지만 매혹적인 소설이다. 정체성을 잃은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 그리고 욕망 때문에 스스로를 잃어가는 과정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스릴러를 좋아하고 인간 심리의 어두운 구석을 탐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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