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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훔치는 그림자 ㅣ 사유와공감 청소년문학 3
이성엽 지음 / 사유와공감 / 2025년 11월
평점 :

📖 이성엽 작가님의 『이름을 훔치는 그림자』는 ‘이름’과 ‘기억’이라는 가장 근본적인 존재의 조건을 소재로 삼은 청소년 성장 판타지다. 어느 날, 주인공 지훈의 친구가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듯 지워지고, 그 친구를 기억하는 사람은 지훈 혼자뿐이다. 존재가 지워지는 공포, 기억에서조차 사라지는 무력감을 마주한 지훈은 친구를 되찾기 위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고, 그 과정에서 ‘이름을 불러주는 존재의 힘’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판타지를 빌렸지만 결국 “존재한다는 것”의 본질을 묻는 깊은 여운이었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 주는 일, 이름을 불러주는 관계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지는지, 우리는 알고도 종종 잊고 지내지 않나. 지훈이 친구를 기억하는 단 한 사람이자 마지막 사람이 되었을 때 느끼는 외로움과 책임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어떤 순간은 기묘하고, 어떤 장면은 뭉클하고, 또 어떤 부분은 현실적이라 더 아팠다.
📖 판타지 구조이지만 청소년의 고립, 상실, 두려움 같은 감정선이 정말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특히 “이름을 빼앗긴 존재는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설정은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내가 불러주는 이름들은 어떤 의미인지, 관계의 본질을 깊이 떠올리게 한다.
📖 『이름을 훔치는 그림자』는 가볍게 읽히지만 메시지는 묵직하다. 존재의 의미, 관계의 가치, 기억의 힘을 이야기하는 판타지를 찾는 독자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마음속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한 번 더 떠올리게 되는 그런 책이라 청소년에게 권해주고 싶은 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