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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
사라 피어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7월
평점 :

📖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은 사라 피어스 작가님의 데뷔작으로 학창 시절 스위스 알프스 지역인 크란 몽타나 일대의 산악지대를 탐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 동생 아이작과 오랜 친구 로라의 약혼 파티 초대에 응한 엘린은 남자친구 윌과 알프스의 '르 소메' 호텔에 온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아이작의 약혼녀 로라가 실종되고, 그 이전에 실종된 호텔 직원 아델의 행방은 묘연하다.
눈사태 예보로 대부분의 투숙객들은 아랫마을로 피신한다. 그러나 미처 피신하지 못한 직원들과 일부 투숙객들은 눈사태가 발생하여 호텔에 고립된다.
고립된 곳에서 연속해서 살인사건이 벌어지지만 눈사태로 인하여 경찰은 올 수 없다. 결국 투숙객 중 직업이 형사인 엘린이 사건 해결을 위해 위임받아 활동하면서 진실에 가까워져 가는데..
📖 ‘고립’이라는 상황이 주는 공포는 이 소설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사라 피어스 작가님은 공간을 설계하듯 인물과 분위기를 치밀하게 짜낸다.
스위스의 하얀 설경과 럭셔리 리조트라는 배경은 낭만보다는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장치로 작동하고, 그 안에서 엘린이 겪는 심리적 불안정과 과거의 상처는 독자로 하여금 페이지를 넘기는 손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퇴근할 때도 어서 집에 가서 읽어야지 생각뿐.. ㅎ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이라는 제목처럼 모든 것이 투명한 듯하면서도, 손끝만 닿아도 쉽게 금이 가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엘린의 감정선이었다. 단순한 수사물의 주인공이 아니라, 상실과 죄책감, 두려움을 모두 짊어진 ‘한 인간’으로 그려졌다는 점이 좋았다.
그녀의 망설임과 무너짐이 오히려 용기로 전환되는 지점에서 이 소설은 단순 미스터리 이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건 미스터리이자 엘린의 내면 성장 소설’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 연달아 이어지는 살인사건과 힌트처럼 제공되는 범죄현장에 있는 물품들. 요양원의 비밀이 실타래처럼 풀리는 과정이 급하지 않고 찬찬히 이어진다. 빈틈없이 촘촘히 이어지는 스토리는 독자를 끌어당기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음. 흡입력 장난 아님 주의!! 👍
📖 읽는 내내 안갯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바뀌었다. '로라가 범인인가? 마고가 범인인가? 아니면 사장이 범인인가? 누가 범인이지?'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모든 퍼즐 조각이 딱 들어맞을 때! 쾌감과 해소감이 밀려왔다. 내가 이걸 보려고 계속해서 달렸구나!!!!
(읽는 내내 범인 얘인가 밖에 생각 안 한 사람 접니다.)
이 책은 단지 ‘누가 죽였는가’를 묻는 게 아니라 ‘왜 그랬는가, 무엇을 감추고 싶었는가’를 함께 묻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된다.
📖 감정도 사건도 인물도 모두 예리하게 설계된 작품으로 밀도 있는 서사를 좋아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미스터리 소설. 애플 TV에 드라마 제작된다니 너무 기대된다!
진심 존잼 소설임. 꼭 봐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