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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도둑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19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 1144년, 슈루즈베리 수도원.
성 위니프리드의 유해를 둘러싸고 조용하던 수도원에 긴장이 감돈다. 웨일스의 한 수도원이 유해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양측 간 협의가 오가는 가운데 수도원에서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성 위니프리드의 유골함이 사라진다.
누군가는 유골을 진심으로 ‘모시고자’ 했을지도,
또 다른 누군가는 그걸 ‘힘의 상징’으로 삼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수도사 캐드펠은 이 조용한 도둑질 속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 이번 사건엔 살인도, 폭력도 없다.
그 대신 신앙과 권력, 명예에 대한 사람들의 집착이 차분하게 흐른다. 더더욱 무서운 건 그 집착들이 모두 ‘성스러운 이름’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 캐드펠은 늘 그랬듯, 조용한 눈으로 사람을 들여다본다. 캐드펠은 신앙이 권력이 될 때 벌어지는 위선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누구도 쉽게 미워하지 않는다. 그는 사건을 해결하는 수도사이지만, 동시에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치유자이기도 하다.
📜 『성스러운 도둑』은 피도 없고 분노도 없지만, 읽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잔잔해진다. 신념과 신앙, 진심과 위선, 사람과 제도의 경계에서 ‘진짜 성스러움이란 무엇일까?’를 묻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