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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을 때까지 기다려
오한기 외 지음 / 비채 / 2024년 9월
평점 :

<녹을 때까지 기다려> 아기자기하고 톡톡 튀는 색감의 표지가 너무 사랑스러운 도서★
다섯명의 작가가 하나씩의 디저트를 소재로 쓴 단편소설 앤솔러지다. 작품 수록 순서는 독자의 감정 순서를 고려했다고 하여 더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완독!
"정상적인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야"
첫 번째 단편, 달콤한 초콜릿을 주제로 한 오한기 작가님의 「민트초코 브라우니」.
오한기 작가님이 집필한 소설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글쓰기 공부방을 운영하다가 지인에게
맘카페에서 저격당하게 되며 생기는 에피소드. 처음 읽을 땐,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현실성 있는 소설이라 마지막에 '아! 소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편. 똥이란 단어를 좋아하는 것 같아 주인공 사상에 대해 나도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음.. ㅎㅎ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어?"
두 번째 단편, 마카롱의 한 종류인 이스파한을 주제로 한 한유주 작가님의 「세계의 절반」.
어느 날 이마에 제3의 눈을 통해 치과의사는 다른 사람의 전생을 볼 수 있게 되는 이야기.
나도 다른 사람의 전생을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던 소설. 과연 이마에 눈알이 하나 더 생긴다는 건 어떻게 보이는 걸까?
"사과하고 싶어. 그때 아주 미안했다고."
세 번째 단편, 아기자기한 곰 모양 젤리를 주제로 한 박소희 작가님의 「모든 당신의 젤리」.
곰 모양 젤리가 말을 하고 움직인다. 그 젤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주인공은 움직인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건, 곰 모양 젤리는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다만 그 의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의 마음을 덜기 위하 용서, 들추고 싶지 않은 사생활까지 낯선 사람 앞에서 밝히는 모든 게 이기적으로 보였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그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공감했던 소설.
"괜찮아. 이제 막 녹기 시작했을 뿐이야."
네 번째 단편, 화한 사탕을 주제로 한 장희원 작가님의 「박하사탕」.
친구의 장례식에서 예전엔 친했지만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은 친구를 만나게 된다. 화장터 근처에서 산책을 하는데 그 미묘함이 공감되면서 씁쓸할 따름이었다. 지나간 인연들도 생각나도 뜬금없이 멀어진 친구들도 생각나고 쌉싸름한 박하사탕 맛 같은 소설.
"마지막 슈톨렌은 행운의 상징이죠."
다섯 번째 단편, 독일의 성탄절에 먹는 슈톨렌을 주제로 한 이지 작가님의 「라이프 피버」.
해외에서 살다 십 년 만에 돌아온 어머니의 집. 가족들과 오랜만에 만나도 한결같이 느껴지는 그 껄끄러움과 어려움. 그래도 가족이기에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엄마와 연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은 가족이란 생각이 들었다. :) 비록 말에 가시가 있을지언정 가족이기에 용서가 되지 않을까 싶었던 소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