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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빠사삭 ㅣ 소원저학년책 3
신전향 지음, 인디 그림 / 소원나무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와!" 하고 아이들이 달려왔다. <너의 이름은 빠사삭>의 택배 포장을 벗기는 순간, 표지에 나와 있는 진저브레드맨인 빠사삭을 보고, 나의 삼남매가 탄성을 질렀다. 진저브레드맨에게는 어떤 끄는 힘이 있길래 아이들은 진저브레드 쿠키만 보면 매우 즐거워한다. "어서 읽어줘, 엄마." 하고 막내가 조른다. 나는 책을 열고 읽기 시작한다. 어느 새 셋 다 숨을 죽이고 내가 읽어주는 책을 듣기 시작했다.
얼마 전, 엄마를 잃은 스쿠 씨는 혼자가 편한 성격의 사람이다. 누가 찾아 오는 것도 싫고,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싫은 그런 사람. 스쿠 씨의 집에 있던 오븐, 정확히 말하면 우주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오븐에서 갑자기 빠사삭이 태어났다. 혼자가 좋은 스쿠 씨는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말도 많은 빠사삭이 귀찮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빠사삭을 쫓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한다. 집에 찾아 온 브룩 아주머니와 공을 찾으러 온 꼬마도 귀찮아서 빨리 처리하고 싶은 스쿠 씨.
빠사삭을 처리하고 싶은 스쿠 씨는 빠사삭이 마을사람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걸 인지하자, 너는 다르기 때문에 이 요롱요롱 별에서 살 수 없다고 거짓으로 이야기 한다. 빠사삭이 태어난 오븐으로 돌아가려 하다가 오븐이 망가지고, 빠사삭은 돌아갈 수 없는데, 스쿠 씨의 엄마가 남긴 메모를 발견한다. 그 메모를 보고 슬퍼지는 스쿠 씨에게 쿠키인 자신의 몸으로 단 것을 먹고 위로 받으라는 빠사삭.스쿠 씨는 엄마가 남겨놓은 물건을 찾으러 우주 쓰레기장으로 가야 하는데 물건을 잘 찾는 빠사삭을 데려가기로 하고, 집에 머무를 수 있게 한다. 둘의 동거가 시작되고, 빠사삭이 사람들과 함께 잘 지내자, 사회성도 없는 스쿠 씨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한 편, 요롱요롱 별의 치 시장이 스쿠 씨의 집을 사서 요롱요롱 별을 개발 시키고 싶어하는데, 스쿠 씨는 자신의 집을 팔 생각이 없다. 사람들에게는 매우 나이스한 사람인데 원래는 욕심 많은 치 시장은 스쿠 씨의 허락 없이 그 집을 차지하려고 하지만, 빠사삭과 요롱요롱 별 사람들의 도움으로 치 시장의 계략을 알게 되고, 스쿠 씨는 집을 지킬 수 있게 된다. 치 시장은 시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스쿠 씨는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는데, "넌 혼자가 아니란다.' 라는 엄마의 메세지를 확인하고,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요롱요롱 별을 떠나야 하는 것으로 알았던 빠사삭을 위로하고 나와는 다르지만, 그 나름대로를 인정하게 된다.
스쿠 씨는 벽이 있는 사람이었다. 혼자가 편하고 혼자가 좋은 사람.
그 벽을 깬다는 것이 우리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쿠 씨의 엄마도 세상을 떠나면서 스쿠 씨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하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스쿠씨에게 빠사삭은 친구 이상의 가족같은 존재가 되어 주었다. 빠사삭이 함께 있어 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스쿠 씨는 힘이 났을 것이다. 또한, 빠사삭 뿐만 아니라 요롱요롱 별의 사람들도 스쿠 씨와 함께 해 주고, 위로해 주었다. 그것이 얼마나 따뜻한 일인가.
우리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빠사삭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슬프면 본인의 몸을 내어 주는 빠사삭 같은 친구라니 얼마나 달콤할까? 나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빠사삭 같은 친구가 되어 주는 건 어떨까 하고 이야기를 해 보았다. 나 또한 빠사삭 같이 달콤한 사람이 되고 싶다. 스쿠 씨의 차갑고 단단한 벽 마저 허물어뜨린 빠사삭. 빠사삭이 일부러 그렇게 한 건 아니지만, 빠사삭의 따뜻한 마음이 스쿠 씨를 변화할 수 있게 했다. 우리는 스스로 단단해야 하지만,또 서로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를 품어주고 서로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함께의 힘. 그 힘을 빠사삭에게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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