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대통령이 낙태 지지 발언을 하면서 종교단체와 각종 관련 기관들의 집중포화를 받은 사건이 있었다. 인간도 동물인지라 본연의 기능인 생식기능에 관한 문제는 사실상 논쟁을 피할 여지가 없고 대표적인 문제가 낙태다. 100프로 완벽하게 피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이상, 현실적으로 모든 가임여성들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로 매번 미대선에서는 후보들의 이에 대한 입장이 항상 중요 잇슈다.
법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법의 권리 주체가 되는 인간의 범위를 설정하기 위해 모든 법에서 짧든 길든 이를 논하게 된다. 낙태의 경우 형법에서 조문상 범죄로 분루되며, 민법의 경우 태아냐 사람이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법적 지위를 달리하기 때문에 가치와 윤리적인 개념에 외에 실질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태아라면 낙태지만 사람이라면 살인이될테니 말이다. 책에서는 이런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당연히 보건과 인권 및 종교적 부분을 다룬다.
아직 사회적 개념형성이 미숙한 엉린 아이들에게 낙태의 개념을 대충 알려주면 아마 대개는 당연히 반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것이다. 그것은 모체인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없고 따라서 이를 고려하지 못하는데 기인한다. 책에 임신부터 낙태 방법은 물론 피임과 기타 부수적 논점들을 친절히 설명하지만 결국 실질적으로 충돌하게 되는 종국적 가치는 여성의 자유권과 태아의 생명권이다.
따라서 낙태에 관해 접하고 생각하다보면 결국엔 여성의 권리에 관해 새롭게 눈을 뜨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여성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출산과 양육을 열결짓지만 과연 이를 원치 않는 여성에게 임신했다는 이유로 모성을 강요할 수 있는지, 또한 이 모든 것을 여성의 권리로 간주해서 직접 선택할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는지에 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갖을 수 있게 한다.
미국에서 이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이 바로 그 유명한 로 대 웨이드 사건이다. 헌법에서 해외사례를 다룰 때 빠짐 없이 오르내리는 판결인데 사안이 중요해서이기도 하지만 판결 이후 그녀가 행보가 특이한 것도 한몫한다. 사건은 69년도에 택사스의 2명의 딸을 가진 22살의 이혼녀 노르마 맥코비는 한 아이를 입양보낸 상태에서 임신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근친상간이나 성폭행이 아니면 낙태가 불법이었기에 성폭행이라 말하고 수술을 받고자했지만 실패하면서 변호사를 찾아가 텍사스 주의 낙태 금지법이 헌법에 어긋난다 주장하여 대법원까지 간 결과 승소로 판결이 난다. 그리고 그 유명한 삼분기원칙을 남겼다. 임신 초기 3개월 내에는 언제나 낙태 가능하고 4-6개월은 각 주가 규제 가능하며 7-9개월엔 산모가 원하더라 정부가 이를 금지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판결 본문을 실제로 살피면 수많은 갈등과 이념의 대립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결론적으론 태아와 여성의 권리를 모두를 고려하여 저러한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생명을 신성 불가침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비교형량이 불가한 절대적인 권리인 생명권을 여성의 '자유'를 위해 희생시킨다는 것이 납득 불가하였을 것이고 인간으로서의 연속성 있는 성장도중의 태아를 인위적인 근거로 살인유사행위를 합법화 한다는데 분노하였을 것이다.
맥코비는 판결에서 이겼음에도 소송 도중에 만삭으로 출산하여 자신이 원하던 결과는 이루지 못한다. 이후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어 자신의 판결을 뒤집어 줄 것을 연방 대법원에 탄원하고 낙태 반대운동을 벌인다. 언뜻 보기엔 아이러니한 사건이지만 사람은 동일인이더라도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보고 느끼는 것이 달라질 수 있으니 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케이스다.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세더잘 시리즈의 장점과 자세한 구성은 기존에 서평한 책들인 하단의 링크로 확인할 수 있다.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프라이버시와 감시, 자유냐 안전이냐?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8883881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사형제도, 과연 필요한가?) - 케이 스티어만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4915246
인권, 인간은 어떤 권리를 가질까?(세더잘) - 은우근, 조셉 해리스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3563431
|
감수자의 말
추천의 글 들어가며 : 낙태를 둘러싼 끝없는 전쟁 1. 낙태란 무엇일까요? 2. 낙태법의 역할 3. 의료 보장과 사회 복지 4. 낙태의 역사 5. 생명의 문제 6. 태아의 생명권 7. 끝나지 않는 논쟁 용어 설명 연표 더 알아보기 찾아보기
|
우리나라는 모자보건법이 정한 일부 특수한 사유(강간이나 유전질환 등)를 제외하곤 미국과 달르게 개월수와 무관히 낙태자체가 범죄다. 따라서 의료인과 임산부 모두 처벌되기 때문에 낙태를 피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현재로서는 제대로 된 피임이다. 특히 호기심 왕성한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적정수준의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향후 성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이러한 필요성은 더욱 크다.
미국에서는 청소년 미혼모를 방지하고 올바른 성적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실제 아기처럼 시간에 맞춰 먹고 자고 우는 역할을 하는 로봇을 남녀 청소년 모두에게 일정기간 양육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큰 효과를 봤다고 한다. 한 생명을 만드는 일이 차후에 직접 기를 때 어떤 책임감을 가지고 해나가야 하는 일인지 경험하게 하여 건전한 성적 가치관과 이에대한 신중한 접근을 유도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낙태에 관한 논쟁을 접하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에 대한 가치정립을 했으면 한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