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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베르나르는 정말 외계인같다. 지구별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별에서 다른 사람의 눈으로 지구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지구별의 땅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인간이라는 생물체에 대해서도 자기 자신이 인간이지만 수백명의 사람들이 지하철에 빽빽하게 채우는 것에 대해 정말 모르겠다는 듯이 '그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태연히 말한다. 그림그리는 것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자화상을 그리는 것이라 한다. 자기 자신과 또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것을 그리고 또는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나도 내가 살고 있는 지구를 표현한다는 것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인 제 3자가 되어 지구를 바라본다는 것은 화가가 자화상을 그리는 것과 같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아무런 걸림돌없이 자신의 생각을 솔찍히 말한 것 같아서 책읽는 독자로써 기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흔한-우리가 한번쯤 생각했던 내용이라서 환상적인 창의성은 아니다. 개미, 뇌와 같은 정말 '천재적'작품만 보다가 나무를 보면 약간은 미련이 남는다. 그치만 '넥타이가 주인공의 목으로 올라와 스스로 넥타이가 메어지는 모습'을 묘사한 부분에는 너무 기발해서 피시식 웃음이 나오곤 했다.^^